이 글은 원래 수능 당일 늦게 올릴까 생각했습니다만 아무래도 내일 도저히 짬을 낼 수 없을 것 같아 하루 먼저 씁니다. 그러니까 수험생이시라면 지금 읽지 마시고 수능 끝나자마자 보세요. 그 편이 정신 건강에 훨씬 좋을 것입니다. 수능 전에는 수능이 골인 지점이라고 생각하고 전력 질주 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사실 수능은 결승점이 아니라 또다른 출발점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수능을 보고 나면 입시가 끝난 것이 아니라 남은 여정이 또 한참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수능을 보고 나서 몸과 마음을 풀어진 채 어영부영 시간을 보낼 여유가 없습니다. 수능이 끝나자마자 새로 긴장하고 남은 과정을 최선을 다해 밟아가야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수능이 끝나면 가장 먼저 할 일은 가채점입니다. 어차피 12월 10일이면 수능 성적이 나올텐데 뭐하러 가채점을 하면서 힘들었던 기억을 되새기냐고요? 수시 2-2학기 전형이 대부분 11월 말에 진행되기 때문에 내 수능 점수를 정확히 알아야 좀더 유리한 지원이 가능할 것입니다. 아울러 정시만 본다 하더라도 가채점을 통해 자신의 수능 성적에 따른 유불리를 정확히 파악해야 논술이나 면접 등을 더욱 충실히,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습니다. 수시 2-2학기 전형에 도전해보느냐, 마느냐, 한다면 어느 대학, 어느 학과에 하느냐 결정도 해야겠습니다. 또 하나 신경 쓸 부분은 2학기 학기말 시험 준비입니다.
한숨이 나오겠지만 크게 기합을 외치고 신발 끈을 고쳐 맵시다. 각각의 절차에 대한 중요 사항들을 정리해드릴께요. [메가스터디], [대성학원], [진학사] 등의 자료를 주로 참조했습니다.
<가채점 요령>
첫째, 수능 가채점은 최대한 신속하게 하라
수능이 끝나 피로감이 몰려 오겠지만, 수능 가채점은 당일 저녁에 신속하게 끝내는 것이 좋습니다. 수험표 뒷면 등을 이용해 본인이 쓴 답을 적어서 나온다면 모르지만, 그럴 여유도 없었을 것이고 그런 행위 자체를 별로 권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시험을 볼 때는 시험 자체에 몰입해야겠죠. 답을 옮겨 적을 시간이 있었다면 틀린 것이 없나 한번 더 살펴보는 것이 낫습니다. 어떻든 기억에 의존해 채점을 해야 한다면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서라도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채점을 해봐야겠죠.
둘째, 원점수, 총점 위주의 가채점 분석은 삼가라
2009학년도 수능 성적표에는 영역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등 다양한 정보가 기재되지만 원점수는 표시되지 않습니다. 대학들도 수험생의 수능 성적을 활용할 때에는 표준점수, 백분위 등을 활용하여 성적을 산출하게 됩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과목별 원점수나 원점수 총점을 기준으로 본인의 성적을 판단해서는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원점수는 어디까지나 본인의 상대적 위치를 판단하기 위한 참고자료에 불과합니다. 정시 원서를 쓸 때 어느 대학도 원점수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표준점수, 백분위 등 대학이 실제 반영하는 점수를 기준으로 본인의 성적을 분석해야 합니다.
셋째, 수능 반영 유형에 따라 본인의 유불리를 분석하라
수능 가채점을 끝냈다면, 대학별 수능 반영 유형에 따라 본인의 유불리를 차분히 분석해 봐야 합니다. 대학마다 수능 반영과목이 다르고 선택 과목수도 천차만별입니다. 여기에 수능 점수 반영 방법도 표준점수, 백분위, 변환 표준점수 등으로 다양한데다 영역별 반영 비율과 가산점 부여 영역 등이 제각각입니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을 고려해 산정한 점수를 기준으로 따져봐야 합니다. 너무 복잡해서 한숨이 나오시죠? 하지만 그만큼 잘 찾아보면 내게 맞춘 듯이 유리한 대학과 학과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수시 2-2학기 준비 요령>
가채점을 해보니 평소보다 더 잘 봤나요, 아니면 성적이 좋지 않은가요? 어떻든 실망은 금물입니다. 아직도 역전의 찬스는 남아 있습니다. 우선 수시 2-2학기 전형을 적극 고려해봅시다. 수시 전형이니 만큼 수능은 최저 학력 기준 정도로만 쓰이고 논술이나 면접, 학생부 등으로 나만의 경쟁력을 발휘해볼 수 있습니다.
수시 2-2학기 전형을 실시하는 주요 대학으로는 건국대와 동국대, 명지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숭실대, 아주대, 이화여대, 인하대, 한국외대, 한성대, 홍익대 등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은 서강대 11월 29일~30일, 아주대 11월 29일, 인하대 11월 30일, 한국외대 11월 23일 등입니다. 면접 실시 대학은 숙명여대 11월 29일, 인하대 12월 7일, 한국 외대 12월 6일 등이며 적성검사 실시 대학은 한성대 12월 7일 한 곳입니다. 그외 대학은 학생부 100%와 수능 최저학력기준으로만 선발합니다. 수시 2-2학기의 대강만 살펴 봤으니까 자세한 내용은 각 대학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잘 아는 내용이겠지만 수시 지원은 정시 지원보다 약간 더 과감하게 해야 후회가 없습니다. 또 나만의 강점이 잘 반영될 수 있는 전형을 골라 도전하는 것이 당연하겠죠.
<기말고사 준비>
아시는대로 정시모집 학생부의 작성 기준일은 12월 5일입니다. 따라서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성적까지 반영됩니다. 그런데도 많은 학생들이 수능으로 누적된 피로 때문에 2학기 기말고사를 자칫 소홀히 다루는 우를 범합니다. 2008학년도부터 학생부에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가 기록돼 대학이 예전보다 교과 영역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됐고 많은 대학의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이 예전보다 높아졌기 때문에 학생부 성적을 무시하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
2학기 기말고사가 각 대학별로 차지하는 비율은 서강대·성신여대·항공대가 8.25%, 고려대·광운대·동국대가 10%, 건국대 12.5% 등입니다. 따라서 1, 2학년의 학생부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이라면 2학기 기말고사로 만회할 수 있다는 점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교대 지원을 고려하는 수험생은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이 다른 대학에 비해 매우 높은 만큼 신경을 배로 써야합니다.
마지막으로 봉사활동, 출결 등 비교과를 반영하는 대학도 있기 때문에 자신의 봉사활동 시간이 부족하다면 남은 기간 동안 채워놓는 것도 방법이겠습니다. 또 수능 끝난 뒤에라도 무단결석을 하기보다 성실한 출석으로 비교과 점수를 잘 관리하는 것이 정시 합격을 위한 숨겨진 1인치라 할 수 있습니다.
수능은 등산의 여정으로 따지면 정상에 오른 것과 마찬가지이지만 그렇다고 등산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산을 잘 내려오는 것도 오르는 것 만큼 정성을 들이고 주의해야할 과정이듯이 수능 이후 남은 절차도 똑같습니다. 이렇게 생각해보죠. '수능과 같은 큰 고비도 넘겼는데 남은 자잘한 봉우리들이야 산책 하듯이 가볍게 넘어주리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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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보도국의 신사'로 불리는 우상욱 기자는 1995년 SBS 공채로 입사해 사회, 정치,경제부를 두루 거치며 지금은 사회1부의 교육담당 기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관심이 큰 교육현장의 이야기를 차분하고 성실한 취재로 전해주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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