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반발로 난항 겪을 듯
정부가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용기간 연장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비정규직 보호법의 개정 논의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노동부에 따르면 비정규직 근로자의 권익 보호를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은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법률'(기간제법),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 '노동위원회법' 등 모두 3가지다.
이 가운데 최근 개정 논란에 휩싸인 법률은 기간제법이다.
기간제법은 사측이 기간제 근로자를 2년 이상 고용할 경우 무기계약(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의 사용기간 제한을 두고 있는데 이 기간을 보다 늘려야 한다는 것이 정부와 재계의 입장이다.
법 시행 2주년이 되는 내년 7월부터 사용기간 2년을 채우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쏟아져나오게 되지만 경기침체와 금융위기의 여파로 정규직 전환이 아닌 대량 해고 사태에 직면할 우려가 높다는 것.
이와 관련해 경영계는 일찌감치 고용 유연성 확보를 위해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4년 이상으로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왔고, 현 정권 들어 정부 관계자들도 잇따라 이에 동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정부는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라는 타이틀로 "비정규직 고용불안 등 법 시행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도록 비정규법의 보완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사용기간 연장 방침을 시사한 데 이어, 이날 노동부 간담회를 통해 "사용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공식 시인했다.
그러나 노동계에서는 이와 같은 사용기간 연장 시도를 '비정규직법 개악'으로 규정하고 결사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노총은 성명을 통해 "이는 사용기간 제한을 통해 정규직 전환을 유도한다는 비정규직 보호법의 기능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라며 "정부의 비정규직법 개정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지난달 23일 제1회 국정과제 세미나에서 비정규직 사용기간 제한을 아예 폐지하자는 주장을 하려던 박기성 한국노동연구원장의 발표 내용을 미리 입수해 격렬하게 항의, 발표가 취소된 바 있다.
사용기간 연장을 포함한 다양한 비정규직법 개정 논의에 대해서는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를 통한 노사 협의가 진행 중이지만 양측의 입장이 이처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원만한 합의 도출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정부는 노사정위에 참여해 노사 양측과 함께 비정규직법 개정 논의를 활발히 벌이고 있으나 좀처럼 합의가 쉽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그 동안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직접 개정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가급적 시간을 두고 노사 합의를 유도하는 게 좋지만 모든 안건을 노사정위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기다려서는 제때에 의사결정을 할 수가 없다"며 "노사정위 논의에서 의견 차이가 어느정도 좁혀지고 더 이상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이야기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사용기간 문제뿐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차별시정, 임금격차 해소 등의 개선안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지만, 파견근로 업종 확대 여부 등의 나머지 현안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온 것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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