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의도 정가에서는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의 스타일이 달라졌다는 말이 나온다.
이 총재는 한나라당 후보로 나왔던 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알부남(알고보면 부드러운 남자)' 홍보전략을 취할 정도로 대쪽 이미지가 강했지만 작년 대선 때부터 "예전 이 총재가 아니다"는 얘기가 적잖이 돌았다.
실제로 이 총재가 한나라당 총재 시절에 비해 훨씬 소탈하고 부드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선진당 한 의원은 "진작 이렇게 했다면 이미 대통령이 됐을 것"이라는 농담까지 할 정도다.
이 총재는 지방을 방문해 단거리 이동시 택시를 자주 이용한다. 한나라당 총재 때는 지방에서 식사하더라도 주로 예약된 곳을 찾았지만 요즘은 길을 가다가 눈에 띄는 식당에 들어가는 일이 잦다.
주말이면 항상 지역구인 충남 홍성.예산에 내려가 지역의 작은 행사도 빠뜨리지 않을 정도로 지역구 관리에 신경을 쏟고 있다.
과거와 달리 웬만한 행사는 원고없이 축사에 나선다. 예전에는 비서실이 면담 일정을 짜느라 바빴지만 지금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들어오는 면담 신청은 거의 다 `오케이'다.
당직자들에게도 총재실 문턱은 낮다. 이 총재도 하급 당직자에게 직접 전화해서 궁금한 것을 물어볼 정도로 격식을 따지지 않는다. 과거에는 잘한 일이 있어도 표현을 제대로 안했는데 이제는 덕담과 칭찬까지 쉽게 건넨다고 한다.
시시각각 발생하는 정치권의 현안에 대해 이 총재가 직접 챙기는 경우도 훨씬 많아졌다. 주요 현안은 모두 이 총재의 손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은 직접 신문을 읽는 시간도 2~3배 늘었다. 당직자들이 놓친 경.조사를 보고 먼저 챙겨야 한다고 말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이 총재의 측근들은 한나라당이라는 거대정당의 총재라는 부담감에서 벗어나고 2002년 대선 후 야인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는 과정에서 적잖은 변화를 한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놨다.
진정한 보수주의는 부유층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서민과 소외계층 등 사회적 약자까지 보듬는 것이어야 한다며 `따뜻한 보수'를 외친 것도 최근의 일이다.
한 측근은 "예전에는 이 총재의 딱딱한 이미지 때문에 상대방이 먼저 어색해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싹 사라졌다"며 "어쩌면 지금 모습이 이 총재의 본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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