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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훈풍'…실물경제가 관건

입력 : 2008.11.04 17:47


정부의 잇따른 금융·경제 대책이 금융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4일 주가는 나흘째 상승세를 탔으며 시중금리는 하락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상승 반전하는 등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금융위기의 파고가 잦아들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이 빠르게 진정되고 있지만 실물경기의 침체가 도사리고 있어 본격적인 안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 주가.금리 '방긋'…환율 숨고르기

이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매도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가 기관과 개인 투자자의 매수에 힘입어 2.14% 오른 1,153.35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3.05% 상승한 335.49로 장을 마치는 등 주식시장의 기력이 뚜렷하게 회복됐다.

채권 금리는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사흘만에 하락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3%포인트 떨어진 4.68%, 5년 만기는 0.04%포인트 내린 4.94%를 기록했다.

전날 정부가 14조 원 규모의 추가 재정지출 및 감세 방안을 내놓는 등 경기 부양에 적극 나서는데 화답한 것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은 1,288.00원으로 26원 상승했다.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4천500억 원 가량을 순매도하고 지난달 정부의 보유 달러 감소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외화 유동성 문제도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이날 1년 만기 통화스와프(CRS) 금리는 -0.2%로 마감하며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통화스와프는 A은행이 B은행으로부터 달러를 빌리면서 원화를 맡기는 거래로, 마이너스 금리는 긴박한 달러 수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한은이 실시한 3개월 물 스와프 경쟁입찰에서도 응찰액이 35억 5천만 달러로 입찰액 20억 달러를 크게 웃돌아 달러 수요가 여전히 많았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의 통화스와프 계약, 정부의 종합 경제대책 발표, 10월 무역수지 흑자 전환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국제 금융위기로 막혔던 국내 금융시장의 숨통은 트였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미국과의 통화스와프에 이은 정부의 종합 경제대책 발표로 금융시장이 여유를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 "신용경색 완화…실물경제가 관건"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신용경색 현상이 국내에 미친 충격은 정부의 각종 대책으로 어느정도 해소됐지만 이제 문제는 실물경제라고 지적했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중소 건설사들이 부도 위기에 몰려있고 내수 부진과 경기 둔화를 알리는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가가 큰 폭의 상승세를 지속하는데는 한계가 있고 원·달러 환율 또한 하락에 제한을 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고유선 대우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코스피지수는 1,250선, 환율도 1,200원대를 예상하고 있다"며 "시중금리는 급등하지는 않더라도 실물 부문에 대한 우려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외국인의 증시 자금 회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의 부실과 기업의 도산 가능성 등 외환시장의 불안 요인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전 연구원은 "통화스와프 협정으로 최악의 상황은 지났기 때문에 환율이 전고점을 넘어서지는 않겠지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1,200원 부근에서 하방 경직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금융위기의 실물경제 전이와 건설사 등의 도산 가능성이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AIG보험그룹의 추가 부실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미국발 금융위기의 불씨가 되살아날 가능성도 잠복해 있어 안팎의 시련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