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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달러 통화스와프 신청 논란의 '진실'

입력 : 2008.10.29 16:24


외신과 국내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과 달러 통화스와프 창구 개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혼란을 불러오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현재까지 정부는 IMF와 달러 통화스와프 창구 개설에 대해 어떠한 논의도 한 적이 없으며 IMF에서 프로그램을 확정하면 구체적인 조건을 살펴볼 수는 있다는 입장이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29일 "기본적으로 IMF의 모든 지원 프로그램은 해당 국가가 신청하면 적용 여부가 결정되는데 우리나라는 IMF에 통화스와프 창구 개설에 대해 신청한 적이 없으며 IMF측으로부터도 어떠한 공식적인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IMF에서도 이번 달러 통화스와프 창구 개설은 특정국가를 염두에 두고 추진하는 것이 아니며 경제여건이나 경제정책이 건실한 국가가 우선 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 "구제금융이라면 안받는다"

현재 IMF는 국제금융위기로 일시적인 달러 유동성 부족현상을 겪는 신흥시장국가들을 돕기 위해 달러 통화스와프 창구 개설을 논의하고 있으며 29일(현지시간) 집행이사회를 열고 이를 결정할 예정이다.

IMF 이사회는 24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중 약 90%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만 프로그램이 최종 확정되므로 이번 이사회에서 결정을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정부는 우리나라가 2천40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외환보유액이 있기 때문에 IMF가 달러 통화스와프 창구를 개설하더라도 구태여 이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프로그램의 조건을 살펴보고 우리 경제의 유동성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참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정부 관계자도 "만약 무이자로 필요한 달러를 빌려쓸 수 있다면 안 할 이유가 없겠지만 과연 프로그램이 그런 구조로 짜여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신제윤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은 난 27일 브리핑에서 "순수한 스와프인지, 조건은 있는지, 금액이나 기간은 얼마인지 등이 확정되지 않아 구체적인 안을 봐야 한다"면서 "전통적인 구제금융과 같은 것은 안 받을 것이며 현재까지는 (통화스와프 창구 개설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설령 IMF의 달러 통화스와프 창구 개설에 우리가 참여하더라도 이는 기존의 구제금융과는 성격을 달리 하므로 이를 외환위기와 곧바로 연결시키는 것은 '기우'라는 설명이다.

◇ 구제금융과 통화스와프는 성격 달라

우리가 90년대 후반에 받았던 구제금융은 국제수지와 재정, 금융, 거시경제 등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이뤄지지만 달러 통화스와프는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국가들에게 달러 자금을 융통해주는 성격을 갖고 있다.

구제금융은 2∼3년에 걸친 장기지만 달러 통화스와프 창구는 단기적인 자금융통이며 구제금융은 구조조정 등 엄격한 요구조건이 뒤따르지만 달러 통화스와프는 이와는 달리 특별한 조건이 붙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IMF에서 달러 통화스와프 창구를 개설하고 이것이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나 유동성 부족 해결에 도움이 될 경우를 전제로 검토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IMF가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이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보다 적은 2천억달러 수준에 그치는 만큼 프로그램의 효용성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국제금융위기가 계속되면 IMF가 현재 보유 중인 유동성으로는 기존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사용하기에도 넉넉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IMF는 엄청난 규모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과 중동 지역 걸프국가들에 도움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MF가 기존 구제금융 외에 달러 통화스와프 창구 개설에 나선 것은 아시아에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의 다자화가 조기 추진되는 등 지역통화기금 설립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역할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아시아 국가들은 IMF가 지나치게 강대국의 의사를 반영하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하면서 지역통화기금의 창설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IMF는 이러한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의결권 지분 개혁에 나서는 등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벌어왔지만 이번 국제금융위기를 계기로 CMI 조기 다자화 움직임은 오히려 탄력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최 국장은 "CMI 개설 초기에는 그러한 지적도 있었지만 현재 IMF는 CMI 조기설립에 긍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