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 환자 서명을 위조해 선택 진료 신청서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선택 진료에 대한 사전설명 없이 수천만 원대 진료비를 청구하는 등 선택 진료제에 따른 환자들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9일 이화여대 강민아 보건행정학과 교수가 작성한 `의료기관 선택진료제 개선 방안 및 피해 사례 연구 자료'를 공개했다.
선택 진료제란 환자가 특정 의사를 선택해 원하는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지만 추가비용은 환자나 보호자가 전액 부담해야 하고 병원에서는 선택진료를 사실상 강제 진료의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돼왔다.
자료에 따르면 이모씨는 2007년 6월 뇌출혈로 대전의 모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별도의 선택 진료 신청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218만원의 선택 진료비가 부과돼 이씨가 확인한 결과, 병원이 이씨의 사인을 위조해 선택 진료 신청서를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서모씨는 담도암으로 2006-2007년 20회의 방사선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특정한 방사선과 의사를 선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병원측은 방사선과에 선택 진료 의사밖에 없다며 137만원의 선택 진료비를 부과했다.
의료급여 대상인 정신지체 장애인에게 사전 설명없이 선택 진료비를 청구한 사례도 있었다. 정신지체 3급인 박모씨는 2007년 6월 자궁근종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다. 이 과정에서 병원은 환자나 보호자에게 선택 진료에 대해 사전 설명을 하지 않았고, 서씨의 친척은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한 채 선택 진료 신청서에 서명을 해 결국 50만원의 진료비를 부담했다.
백혈병으로 2006년 1월 사망한 서모씨도 병원측의 사전 설명없이 선택 진료 치료를 받았고, 병원은 2005-2006년 치료기간에 2천900여만원의 진료비를 과다 청구했다. 하지만 병원은 과다 청구한 진료비를 돌려주지 않아 서씨 가족이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대학 병원에서는 일반 진료를 받기가 어렵고 저소득층인 의료급여 환자도 선택 진료비를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선택 진료에 대한 환자의 알권리 보장 ▲선택 진료 일부 건강보험 수가 반영 ▲의료기관의 정보 제공 및 선택 진료 설명 의무 강화 등을 개선 대안으로 제시했다.
권익위는 제도개선 의견을 반영해 연내에 보건복지가족부에 선택 진료 제도개선을 권고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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