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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아랍의 '성 윤리'?

이민주

입력 : 2008.10.29 09:01|수정 : 2008.10.29 09:49

스와핑에, 여성 90%가 성희롱 경험


최근 이곳 언론을 통해 제 눈과 귀를 의심케 만든 로컬 뉴스를 잇따라 접했습니다. 첫번째로는, 부부 스와핑 그룹이 경찰에 적발됐다는 소식입니다.

40대의 공무원 남편과 교사 아내가 인터넷을 통해 부부 40여쌍을 모집해 자신들의 아파트에서 스와핑을 해오다 석 달 만에 경찰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이집트 경찰은 또 다른 스와핑을 기획하다 미수에 그친 변호사도 아울러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저를 놀라게 한 다른 소식은 이집트에 성희롱이 충격적일 정도로 만연하다는 사실입니다.

이집트 여성단체가 2천여 명의 여성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집트에서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외국여성의 경우 98%, 이집트 여성은 8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도착 행위 가운데서도 첨단을 달리는 스와핑이 적발되고, 여성 90%가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는 통계는 성윤리가 유난히 엄격한 이슬람 사회이기에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옵니다.

이슬람 문화에서는 아시다시피 남성들이 시험에 빠질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여성들에게 히잡(얼굴이나 몸을 가리기 위해 착용하는 '가리개')을 쓰게 하고, 여성이 정조를 지키지 못했을 때 가문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족이 살인까지 저지르는 이른바 '명예살인'이 공공연히 자행될 정도로 성윤리면에서 지극히 보수적입니다.

아랍권 대다수 국가에서 아직도 부모가 짝을 정해주고 부모 허락 없이는 이성교제도 금지되고, 결혼이나 약혼 전에는 연인끼리 함께 외출도 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어찌보면 인간 본성이란 거기서 거기일진데 종교로, 사회적 분위기로 지나치게 억누르다 보니 거꾸로 불특정 타인을 상대로 한 성희롱이 만연하고 변태스런 행위가 퍼져나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편집자주] 한국 언론을 대표하는 종군기자 가운데 한사람인 이민주 기자는 1995년 SBS 공채로 입사해 스포츠, 사회부, 경제부 등을 거쳐 2008년 7월부터는 이집트 카이로 특파원으로 활약 중입니다. 오랜 중동지역 취재경험과 연수 경력으로 2001년 아프간전 당시에는 미항모 키티호크 동승취재, 2003년 이라크전 때는 바그다드 현지취재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