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7일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전격 인하했지만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번 조치로 시중은행이 담보대출 금리를 낮추면 기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감소해 주택 매물이 줄어드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꽁꽁 얼어붙어 있는 매수심리가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대출 이자가 하락해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내려면 집값이 오른다는 기대감이 있어야 하는데 문제는 가격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데 있다"며 "특히 주택 거래량이 많았던 2005년 하반기부터 2006년 상반기까지 대출자의 원리금 상환 시점이 돌아오고 있고, 여전히 금리 부담은 높은 수준이어서 금리 인하만으로 주택시장을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도 "금리가 떨어지면 집값이 오르는 게 일반적이나 지금은 글로벌 금융위기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집값이 상승 탄력을 받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하지만 대출자들의 매물이 감소하면서 가격 하락폭을 줄여주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 거래 시장도 아직까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음달에는 수도권 다수의 지역이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에서 풀릴 예정이지만 이번 금리 인하와 상승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송명섭 사장은 "급매물이 팔리고 나면 가격이 올라야 정상인데 지금은 그보다 낮은 금액에 매물이 나와도 안팔릴 정도로 시장이 악화돼 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부터 안정기미를 보여야 주택거래 심리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의 M중개업소 사장도 "기존 대출자들은 금리 인하 방침을 환영하면서도 매물 회수나 호가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며 "좀 더 시장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 인하폭이 예상보다 컸던 만큼 심리적 공황 상태는 완화해줄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한다.
강동구 고덕동 실로암공인 양원규 대표는 "최저 5-6%였던 대출 금리가 최근 10%에 육박했던 만큼 이번 조치로 집값 하락을 기대해 구입을 미뤄온 실수요자들이 일부 매수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거시경제 회복에 대한 확신이 설 때까지 대세 하락세가 반전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금리 인하 조치로 이미 청약을 마친 분양 아파트의 계약률은 다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중도금 무이자 대출 부담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등의 이자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중견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중도금 무이자는 회사가 이자를 대납하는 것이어서 금리 인하는 결국 건설사에 도움이 된다"며 "쓰러져 가는 회사를 살릴 수는 없어도 일부 자금운용에 숨통이 트이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