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 방송인 가운데 한 사람을 꼽으려면 이제는 관료이자 정치인으로 변신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들 수 있다. 농촌 청년에서부터 성공한 기업가까지... 우리에게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며 국민적 배우로 성장했다. 이후에는 역사 다큐멘터리의 진행자로서 지적 신뢰감을 갖춘 방송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장관에 임명된 뒤 따라다녔던 방송인 출신의 비전문가라는 비판적 시각도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극복했다는 평이다. 한 유력 일간지의 조사에서도 국회의원이 뽑은 '피감기관 우수 공직자'에 1위로 선정됐다. 선정 이유도 '문화부 업무 파악이 잘 돼 있다'는 것이었다. 성실하고 진지한 답변 태도도 노회한 관료들을 상대로 마음 고생(?)이 심했던 의원들에게 호감을 줬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돌발적으로 표출된 유인촌 장관의 모습은 전혀 달랐다. 경제위기를 놓고 벌어진 여야 의원들의 막말 공방 속에서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장관, 차관 그리고 공공기관 낙하산 대기자들은 이명박의 휘하들입니다. 졸개들입니다"라고 발언한 것이 발단이 됐다.
유인촌 장관은 '비하 발언'이라며 고흥길 위원장에게 강하게 항의했고 이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사진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유 장관은 셔터를 누르는 기자들을 향해 격한 말들을 쏟아냈다.

유 장관은 뒤에 있던 신재민 차관이 말렸지만 유 장관은 반말까지 내뱉는 등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국정감사는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가 국민들 앞에서 행정부의 잘못을 찾아내 지적하고 이를 바로잡는 자리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도 제12조에 "감사 및 조사는 공개로 한다"며 공개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다. (참고로 비공개로 하려면 위원회의 '의결'이 있어야 한다.)
특히나 요즘은 굳이 방송사가 중계방송을 보지 않더라도 국회 홈페이지를 통해 모든 상임위의 감사나 회의내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상임위원장들이 국정감사장에서 피감기관이나 증인의 답변 태도나 내용을 지적할 때 "○○, 국민들이 보고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마디로 국정감사장은 국민들에게 공개된 자리며 그런 만큼 자세와 답변에 주의가 필요하다.
장관은 공직이다. 그 중에서도 최고위직에 속한다. 공인(公人)이라는 말이다. 특히나 국민 앞에 공개된 자리에서 공인이 하는 말이나 행동은 결코 사적 영역이 될 수 없다. 지난 24일 유 장관의 발언을 놓고 논란이 불거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유인촌 장관의 말과 취재진의 행동 중 어느 쪽이 도를 넘었나?
판단은 국민이 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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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예리한 시각과 꼼꼼한 취재가 돋보이는 남승모 기자는 2000년 SBS 공채 8기로 입사해 사회부,경제부를 거쳐 정치부 정당 출입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특유의 적극성으로 활발한 현장취재를 통해 복잡한 정치 현장의 맥을 짚어주는 기사들을 전해오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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