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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본 세계 금융위기…그 해법은?

입력 : 2008.10.25 14:17

"위기는 맘몬 숭배 탓, 공정성 확보해야"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 대출로 촉발된 금융 부실이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현재 상황에 대해 기독교 신학자들은 어떻게 진단하고 어떤 처방을 내릴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선교훈련원이 최근 개최한 '한국경제와 교회'라는 주제의 에큐메니칼 심포지엄에서 신학자들은 세계 경제 위기의 뿌리가 신자유주의에 있고 이는 공공성 확보와 나눔으로 풀 수 있다고 제시했다.

장윤재 이화여대 기독교학부 교수는 '정의로운 경제를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이라는 발제에서 "지금 무너지는 것은 월가가 아니라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인간 문명 그 자체"라면서 "위기의 핵심 원인은 시장 가격의 실패에 있다"고 진단했다.

장 교수는 "시장 가격에는 지구온난화나 사막화 등 간접적인 비용이 반영돼 있지 않아 석유 제품이나 양고기가 싸게 공급됐고, 그 결과 자원이 고갈되고 과잉 개발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본주의의 가장 현저한 특징이 성경에 나온 '맘몬'(돈을 뜻하는 아람어) 숭배라고 꼬집으며 "맘몬을 섬김으로써 십계명의 첫 계명을 어긴 것과 신자유주의에 스스로 포섭된 것에 대해 교회는 깊이 회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착한 소비운동 혹은 윤리적 소비운동도 교회가 앞장서서 전개할 수 있는 생활운동이며, 자유무역(free trade)이 아닌 공정무역(fair trade) 상품을 소비하는 작은 실천으로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참된 신앙인으로 살아가려면 세상을 빈곤으로 몰아가는 신 맘몬에서 생명의 신 하나님으로 '회심'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이라며 "은밀히 맘몬을 사랑하고 그에 굴종할 게 아니라 영적으로, 정신적으로 자유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수 경성대 교수는 '성서에 나타난 그리스도인의 경제윤리'라는 발제에서 "신자유주의 시장 경제 체제하의 현대 금융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공(公)의 영역'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며 "미국식 금융자본주의는 애초에 공(公)으로 머물러 있어야 할 글로벌 경제체제를 사(私)의 경제 시스템으로 전환했고 그 순간 금융자본주의 체제는 붕괴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공(公)이어야 할 우주 만물이 글로벌 자본가 계층에 의해 사유화되고 있다"며 "자연에 대해 적대적인 현대 자본주의의 발전은 세계 경제자본의 사유화 과정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구 생태계의 재앙은 인간의 탐욕에 뿌리를 둔 현대 자본주의에 기초한 공(公)의 사유화가 빚어낸 필연적인 업보(業報)"라면서 "인류의 최대 과제는 온갖 탐욕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에게 돌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금융자본을 공(公)으로 돌리는 등 공(公)의 회복운동이야말로 21세기 한국교회가 지향해야 할 선교의 최대 과제"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