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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대폭락에 피멍든 개미들의 '울분과 절규'

입력 : 2008.10.25 08:32

"수렁에 빠졌다" "여친 보면 가슴저려"


증시가 폭락하면서 감당하지 못할 대규모 손실을 본 개미들이 증권전문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울분과 절규를 마구 쏟아내고 있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최근 한 주 사이에 22.26%나 급락해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000선마저 무너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처절한 아우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코스피 1,000선이 붕괴된 24일 한 개인투자자는 증권정보사이트인 팍스넷에 올린 글을 통해 "오늘 정리매매를 당해 5천200만 원의 손실이 확정됐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자신의 돈에다 신용융자를 받아 주식투자에 나섰는데 주가가 급락하면서 신용거래계좌의 담보비율을 채우지 못해 증권사로부터 반대매매를 당한 것. 이런 경우 증권사는 담보로 잡고 있던 주식을 하한가로 처분하기 때문에 투자자로서는 큰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이 투자자는 "증권사가 융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계좌에 대한 압류신청을 이미 한 데 이어 전세금 및 보험에 대해 압류까지 한다고 밝혔다"며 "제 책임이니 제가 책임지는 게 당연하지만 너무 한꺼번에 몰아붙인다. 불과 이틀 사이에 완전 수렁에 빠졌다"고 한탄했다.

그는 또 "어젯밤에는 한 시간 정도밖에 못 잤다. 최악에는 원양어선이라도 타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다. 신용 대출은 정말 주의해야 한다"며 뒤늦은 후회를 했다.

또 다른 개인투자자는 주가폭락으로 유학의 꿈이 완전히 날아가고, 집에서도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했다.

회사원이었던 그는 유학을 결심하고 본격적인 준비를 위해 회사를 그만뒀는데 작년 1월께 주위 사람들이 중국펀드에 투자해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는 얘기를 듣고 두달 뒤 중국펀드에 350만 원을 넣었다.

증시 상승세를 타고 투자금이 불과 6개월 만에 두 배로 불어나자 그는 작년 10월께 유학비용으로 모은 돈 9천만 원을 중국 펀드에 쏟아부었다. 그러나 이게 화근이었다. 중국 증시가 이후 급락세를 타면서 올해 5월 투자금이 5천500만 원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그는 일단 환매를 한 뒤 재기를 위해 환매액 가운데 5천만 원과 대출까지 받아 약 1억원을 주식에 직접 투자했다. 그러나 최근 주가급락으로 증권사로부터 반대매매를 당해 투자금의 대부분을 날리고 고작 200만 원만 건졌다.

그는 "꿈꾸던 유학은 물거품이 돼버렸고, 이제는 집에서도 밥만 축내는 자식으로 변해버렸다"며 "이제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루에도 열두 번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나이 32세에 빚만 9천만 원'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린 한 투자자는 주식투자로 은행 마이너스 통장에 9천만 원의 빚을 지게 됐다며 "결혼하고 싶어하는 여자친구를 볼 때마다 가슴이 저린다"고 신세를 한탄했다.

그는 그러나 "투잡, 쓰리잡을 하면서 이를 악물고 빚을 갚아 나가려 한다. 이를 악물고 독하게 살아가겠다는 각오를 하기 위해 글을 남긴다"며 재기 의지를 다졌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