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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 못치르는 '고시원 참사' 중국 유족들

입력 : 2008.10.23 15:05

"돈없어 장례 못치르고 장례 못치러 병원빚만 쌓여"


고시원 살인 사건'으로 희생된 여성 중국동포들의 유가족이 장례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여성 중국동포 사망자 이월자(49)·박정숙(52)·조영자(53) 씨의 유족은 2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D고시원에서 실시된 현장검증 장소에 찾아와 이같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들 피해자의 대변인을 자처한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공동대표 김해성 목사는 "돈이 없어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장례를 미루니 병원 시설을 이용하는데 돈이 계속 든다"며 "한마디로 진퇴양난"이라고 딱한 사정을 말했다.

지난 20일 오전 정상진(30)씨가 무차별적으로 휘두른 흉기에 숨진 이들 중국동포의 시신은 현재 강남성모병원과 순천향병원, 중앙대병원에 안치돼 있다.

한국인 사망자 2명은 21일과 22일 장례를 치렀다.

김 목사는 "냉동실 시신 안치에 하루 8만∼12만원, 빈소 대여에 30만∼50만원, 식비 같은 각종 부수비용으로 10여만원이 들어간다"며 "중국동포들의 유족은 장례를 못 치러 매일 쌓여가는 50만∼100만원의 빚을 보며 한숨만 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숨진 박씨의 남편과 딸, 사위는 비보를 전해듣고 지난 22일 한국으로 날아왔지만 말과 낯이 선 타국에서 경찰서만 한 차례 찾아봤을 뿐 무작정 영안실만 지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목사는 "박씨 남편은 심한 간경화를 앓고 있고 딸은 임신 8개월이라서 영안실에서 꼼짝도 못한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경찰서를 찾아봐도 돌아오는 말은 '여기는 범죄자를 처벌하는 기관'이라는 말 뿐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범죄 피해자는 범죄자나 그 가족으로부터 배상을 받거나 건물주가 따로 가입한 보험금을 타거나, 또는 범죄 피해자 구조 신청을 통해 1천만 원을 지원받는 방안이 있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모두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목사는 "돈 나올 구멍이 없고 접촉을 타진할 곳도 없다. 정씨에게 돈을 받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건물주나 고시원 주인이 보험에 들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으며 범죄피해자구조도 한국인이 아닌 사람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