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고시원 살인' 피의자 일기장 "영화처럼 끝내겠다"

정유미

입력 : 2008.10.23 07:58|수정 : 2008.10.23 07:58

동영상

<앵커>

고시원 방화살인 사건의 피의자 정 모씨의 일기장이 발견됐는데 세상에 대한 분노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경찰은 오늘(23일) 고시원에 대한 현장 검증을 실시합니다.

정유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찰이 피의자 정 모씨의 고시원 방에서 확보한 일기장입니다.

지난 2005년에 정 씨가 쓴 것인데,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게임 종료, 영화처럼 끝내겠다" 등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거나 범행을 결심한 듯한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조국은 나를 버렸다, 이제 필사의 항쟁 뿐"이라면서 세상에 대한 강한 분노도 드러냈습니다.

경찰은 일기장을 통해 정 씨의 범행 동기를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내용을 정밀 분석하고 있습니다.

정 씨는 자신의 고시원 방에 불을 지른 뒤 불을 피해 나온 고시원 거주자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6명을 숨지게 하고 7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어제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영장실질심사에서 정 씨는 "차일피일 미루다 범행을 결심했다"며 혐의 사실을 모두 시인했습니다.

사건 발생 이틀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정 씨는 쏟아지는 질문에 '죄송하다' '할 말이 없다'는 짧은 대답만 되풀이했습니다.

[정 모씨/피의자 : (범행하신 동기가 뭐예요?) 유족들에게 죄송합니다.]

[정 모씨/피의자 : (범행대상은 어떻게 고르신 거예요?) 할 말이 없습니다.]

경찰은 오늘 오전 10시부터 정 씨를 고시원에 데리고 가 현장검증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