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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목만 막으면 '사면초가'…화 키운 고시원 구조

김요한

입력 : 2008.10.2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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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피의자 정 씨는 불부터 지른 뒤, 피할 곳을 찾아 우왕좌왕하는 입주자들을 쫓아다니면서 흉기를 휘둘러댔습니다.

화재에 취약한 고시원 구조가 희생을 키운 셈인데, 고시원 관리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김요한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살인극이 벌어진 고시원 3, 4층엔 백여 개의 방이 있었지만, 드나들 수 있는 곳은 두 대의 비상용 완강기를 제외하면 3층 출입구뿐이었습니다.

불을 질러 놓고 길목만 막으면 움츠리고 뛸 곳이 없습니다.

이런 특유의 폐쇄적인 구조 때문에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참사로 이어지곤 합니다.

2006년 잠실 고시원 방화 사건 당시 스무 명이 숨지거나 다쳤고, 지난 7월 용인 고시원 방화 때도 19명의 사상자가 났습니다.

[황태현/서울 강남소방서 : 호실이 겹겹이 있고 통로가 작기 때문에 화재 진압하는데 상당히 어려움이 있고.]

다닥다닥 붙은 쪽방과 비좁은 통로의 이런 고시원은 서울에만 3천4백개가 넘습니다.

한달 2~30만 원 쯤 하는 저렴한 주거비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 등의 수요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재 정부 부처 어디에도 고시원을 맡아 관리·감독하는 곳은 없습니다.

숙박업과 무관한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돼 있어 건축법이나 보건법의 규제를 전혀 받지 않는 것입니다.

관련법 개정은 지난해 11월에야 추진되다 그나마 17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됐습니다.

[김찬오/서울산업대 안전관리과 : 고시원을 정상적인 숙박시설로 분류해주는 일입니다. 그래서 숙박시설의 주거하는 형태의 감독을 해서 안정관리를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고시원 업계는 그렇게 법령을 마련해달라고 했는데도 실현이 안되고 있다며 하루빨리 법령을 정비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