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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직불금'에 꺾인 실세 차관

입력 : 2008.10.21 08:31


쌀소득 직불금 불법 신청 의혹으로 사퇴 압력을 받아온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이 20일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5일 쌀 직불금 신청 사실이 드러난 지 꼭 보름만이다. '억울함'을 호소하며 끝까지 임기를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야당은 물론 여권 내에서도 거세진 사퇴 요구를 더는 거스를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줄기차게 의혹 규명을 요구하고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문제있는 인사의 자진 사퇴"를 요구한 데 이어 검찰마저 이 차관의 직불금 불법수령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는 등 이 차관은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아왔다.

쌀 직불금 불법 수령 문제가 정국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면서 청와대도 이 차관 문제에 대해서는 일찌감치 원칙적 대응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복지부 안팎에서 '실세 차관'으로 불렸던 이 차관은 이른바 'S라인'으로 불리는 서울시청 출신이다.

여성이면서 7급 공무원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는 '핸디캡'을 딛고 지자체 공무원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대통령직 인수위원에 임명된 데 이어 복지부 차관까지 오르며 새 정부 출범 이후 빠른 성공 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지난 4월 말부터 밝게만 보이던 이 차관의 앞날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부동산 투기를 하려고 위장 전입을 통해 농지를 샀다는 의혹이 일었기 때문이다.

이 차관은 서울시청에 근무하던 1986년 12월 중순 경기도 안성시 원곡면 지문리에 밭 2필지(6천896㎡)와 논 1필지(487㎡)를 사들였다. 당시 이 차관은 토지를 사면서 서울에 있던 주민등록상 주소를 경기 안성시 원곡면 지문리로 옮겼다.

당시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의 땅 투기 의혹이 더 크게 불거지면서 한고비를 넘겼지만 결국 6개월도 채 못 돼 이 땅이 이 차관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이 차관은 이 땅에서 자신의 남편이 아닌 대리인을 시켜 농사를 지어왔다는 의혹이 차관 임명 뒤인 지난 4월 제기되자 결국 땅을 팔았다.

그러나 결국 차관 임명 전인 지난 2월에 쌀 직불금을 자신의 명의로 신청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실세 차관의 '초고속 성공신화'는 막을 내리고 말았다.

복지부 내에서는 이 차관의 사퇴에 대해 가급적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복지부 관계자는 "뭐라 할 말이 없다"면서 "빨리 후임 차관이 임명돼 복지부가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