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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아끼려 고시원 생활…상당수가 '중국동포'

박상진

입력 : 2008.10.20 22:02|수정 : 2008.10.2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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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고시원은 말만 고시원이었지, 사는 사람들은 어려운 경제사정 때문에 들어온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특히 주변 식당에서 일하던 중국동포 여성 여럿이 피해를 당했습니다.

박상진 기자가 안타까운 사연들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망자 가운데 48살 이월자 씨는 중국 헤이룽장성에 살다 지난해 봄, 남편과 함께 한국에 왔습니다.

6개월 전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린 딸로부터 초청장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지방에서 노동을 했고, 이 씨는 식당에서 쉬는 날도 없이 일을 하며 1년 반 동안 고시원 생활을 했습니다.

직장 없이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딸에게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고 이월자 씨 동생 : 여태껏 와서 돈이 아까워 옷도 한 벌도 안 사입 고, 쉬는 날도 안 쉬고 그냥 일만 했는데….]

이 씨를 비롯해 이번 사고로 숨지거나 다친 13명 가운데 6명이 중국동포 여성입니다.

근처 시장 주변 식당에서 밤늦게까지 일을 하며 월 2, 30만원짜리 일인용 쪽방에서 고시원 생활을 하던 사람들입니다.

[이웃주민 : 시장통이니까, 여기 식당에서 일하는 아줌마들, (중국)교포들이 집단거주하는 고시원이에요.]

서점에서 일을 하면서 고입검정고시를 준비하기 위해 고시원에 들어간 29살 김 모 씨도 크게 다쳐 수술을 받았지만 중태입니다.

[부상자 김 모 씨 어머니 : 엄마한테 공부하겠다고 해서 고시원에 간거에요.]

경찰은 부상자들이 안정을 찾는 대로 이들을 상대로 사건 당시 상황을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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