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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막판 극적 변수는 무엇?

입력 : 2008.10.19 09:42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 현재의 여론조사 추이대로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의 승리로 끝날지 아니면 막판 변수의 등장으로 존 매케인 후보의 역전이 가능할까.

최근 여론조사 추이처럼 오바마 후보가 6-9% 정도 앞서는 현상이 계속될 경우 11.4 대선은 오바마 승리로 끝날 개연성이 있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2004년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겼던 버지니아, 노스 캐롤라이나, 오하이오 등 공화당 우세의 `레드 스테이트'가 속속 민주당 우세의 `블루 스테이트'로 변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사항이다.

여기에 대선의 승패를 좌우하는 대의원 수와 관련, 정치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추계에 따르면 오바마는 이미 과반인 269명을 웃도는 270여명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오바마의 압승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역대 미국 대선을 보면 대선을 앞두고 1-2주 사이에 10%포인트를 만회한 사례도 있는 만큼 "게임은 끝나봐야 안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종반으로 접어든 대선판도를 흔들 대표적인 `와일드 카드'로 `브래들리 효과'를 포함한 인종변수를 최대로 꼽으면서 투표율과 경제상황 및 안보관련 돌발변수의 출현도 주시하고 있다.

브래들리 효과는 지난 1982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흑인 출신 톰 브래들리 전 로스앤젤레스시장이 여론조사에서는 9% 이상 앞섰지만 실제 투표에서는 패한 데서 유래한 것으로, 백인유권자들이 여론조사 때는 `인종주의자'로 보일 것을 우려해 흑인후보를 지지한다고 거짓으로 답변하고 투표장에서는 다른 후보에게 표를 던진다는 것.

브래들리 효과가 실제 투표에서 발생한다면 실제 투표에서는 현 여론조사 추이와는 상반되게 매케인 후보의 역전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지만 이 효과가 발생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는 백인 유권자들의 표심이 점진적으로 탈인종주의 성향으로 흐르면서 흑인 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점을 근거로 `브래들리 효과'가 재연될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83년 시카고 시장선거, 89년 뉴욕시장 및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등에서 흑인 후보들이 여론조사에서는 압도적으로 리드하다가 실제 투표에서는 간신히 승리하거나 패배한 사례를 지적하며 이 효과가 엄존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아메리칸대학 문화관리연구소의 게리 위버 교수는 인종은 어느 후보에게 표를 던질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하고 "일부 백인은 흑인에겐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이들은 이러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겠지만 익명 조사라면 인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브래들리 효과가 발생할 경우 오바마 후보의 실제 득표율이 여론 조사 지지율에 비해 최대 6%포인트까지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보고 있고, 스탠퍼드 대학이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는 자신의 피부색 때문에 대선 당일 6%포인트를 잃은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일각에서는 한달여간 계속되어온 오바마 후보의 여론조사상 우위추세는 브래들리 효과를 감안한다 해도 매케인 후보가 역전하기에는 힘든 수준이며, 특히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오바마 후보의 우세가 지속되고, 과거보다 높을 것으로 보이는 젊은 층 유권자의 투표율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브래들리 효과는 주요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인종적 변수와 관련해 미 시사잡지 타임은 20일자 최신호에서 흑백 인종 이슈가 사그라지는 반면 제3세계 이민자를 가리키는 `다크 스킨(Dark Skin)'에 대한 백인들의 피해의식이 종반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고 분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심지어는 백인 유권자들의 `브래들리 효과'가 오바마를 흑인이 아닌 `다크 스킨'으로 볼 때 더 커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막판 핀치에 몰린 공화당은 판세역전을 위해 `인종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고, 여기에 오바마 후보의 과거 담임목사이자 `갓뎀 아메리카' 발언으로 유명한 제레미야 라이트 목사가 대선전에 책을 출판할 예정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종적 변수와 함께 투표율도 주요 변수로 꼽고 있으며, 특히 젊은 층 유권자의 투표율을 주시하고 있다.

앨라배마 대학의 데이비드 래누 교수(정치학)는 "전례없는 규모로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동원하려는 오바마 진영의 노력이 성공한다면 버지니아, 노스 캐롤라이나, 심지어는 조지아주 등 의외의 주에서 이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일단 18일 현재까지의 추세를 볼 때 이번 대선은 과거에 비해 투표율이 엄청 높을 전망이다. 주와 카운티 선거 사무소를 대표하는 선거센터의 더그 루이스 사무총장은 올해 신규 유권자 등록자수가 엄청 증가한 사실을 거론하며 2004년 대선당시 등록 유권자 1억7천700만명을 능가해 사상 최고의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망했다.

특히 11.4 선거 당일에 앞서 실시되고 있는 조기투표 투표율이 2004년 22%, 2006년 중간선거 25% 보다 훨씬 높은 30%를 넘어설 전망이고, 특히 오바마 지지성향이 강한 젊은 층 유권자의 참여가 높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물론 공화당 진영은 조기투표에서 지지자들의 참여비율이 민주당에 비해 열세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11.4 선거당일 투표율에서 이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민주당측이 지지자들의 신규 유권자 등록 경쟁에서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어 역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월가를 강타한 금융위기 등 경제상황도 막판 변수 중 무시할 수 없는 요소 중 하나. 3주간 계속된 금융위기 과정에서 여론의 향방이 오바마에게 쏠리는 `경제 쓰나미' 앞에 매케인이 반전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고전하고 있는 현상이 심화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97년 김영삼 정권 말기 `IMF(국제통화기금) 사태'와 같은 국가부도 사태로 인해 당시 야당의 김대중 후보가 당선됐듯이 금융위기가 계속되면서 미국 유권자들 사이에선 공화당 매케인 후보는 부시 대통령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상하원 선거에서도 경제위기 문제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지난 2006년 중간선거에서 이라크전 문제가 핵심 이슈로 부상해 민주당 후보들이 상하 양원을 장악하는 데 성공한 데 이어 이번에는 이라크전 대신 경제이슈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해 공화당 후보들에게 타격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밖에 일각에서는 금융위기를 한 방에 날려버릴 만한 대형 안보관련 이슈가 터질 경우 종반 변수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보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으며, 네거티브 전략과 각 후보 진영의 돌발 실수나 자충수도 변수로 보고 있지만 위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애틀랜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