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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시장 경색에 기업 유동성 '악성 루머' 난무

입력 : 2008.10.19 09:37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세계로 번지면서 기업의 유동성 관련 악성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국내 은행들을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는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한 이후 특정은행의 자금사정과 관련한 루머가 무성하다.

A은행은 자금난으로 최근 고금리 예금이나 수시입출금식 예금을 내놓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B은행은 지난달 말 유동성 비율을 맞추지 못해 한국은행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해당 은행들이 "사실 무근"이라며 소문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때마침 하락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들 은행의 주가는 하한가에 가깝게 떨어졌다.

건설업체인 C사도 화의신청설이 나오며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한 증권사는 지난달 초 이 회사의 차입금이 6개월만에 7천500억원 가량 급증한 데다 프로젝트파이낸싱 지급보증금액도 4조원 가까이 늘어 최악의 국면을 통과했다고 평가했다.

C사 관계자는 "화의신청은 터무니 없는 이야기여서 회사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3분기 실적발표 때 자금사정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정기업에 대한 우려섞인 루머가 무성해진 이유는 기준금리 인하 후 국고채 금리가 급락했으나 은행채와 회사채 금리의 오름세가 꺾이지 않으며 은행과 기업들의 자금난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자금난이 심각한 현 상황에서 루머들을 모두 악의적이며 근거없는 내용이라고 무시하고 차단하는 것만이 옳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10년 전 환란 발생을 전후해 증권가에서 대우그룹에 뒤이어 현대그룹의 자금사정이 어렵다는 루머가 돌았고 2∼3년 시차를 두고 이들 업체는 실제 해체과정을 거쳤다.

만약 이들 업체에 관해 부정적이지만 결국 사실이 된 정보가 인위적으로 차단되지 않았더라면 문제의 해결이 쉬워졌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한 전문가는 "경제현상에는 나쁘게 이야기하면 나쁜 쪽으로 가는 자기실현적 예언의 성향이 있어서 조심해야 하지만 명확한 근거가 있는 데도 실제 나쁜 것을 나쁘다고 이야기하지 못하게 하면 문제를 더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