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삼성전자를 겨냥한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 사장은 14일 저녁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삼성전자의 LCD 패널 감산(減産) 논란과 관련, "나는 이미 감산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필요하면 감산하는 것인데, (감산 사실을) 감출 필요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이 이날 기자들과 만나 "10월 들어 LCD 생산량 조절에 돌입했다. 이미 5% 가량 생산량을 줄였지만 계절적 요인 등에 의한 것이지, 인위적인 감산은 아니다"라며 '감산 논란'을 불식하자, 이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권 사장은 여기에 덧붙여 "우리는 오히려 (감산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린다"라고 자랑처럼 말했다.
실제로 LCD패널 공급과잉에 시달려온 LG디스플레이는 올해 7월부터 LCD 생산량을 10% 가량 줄이는 감산을 시행중이다.
권 사장은 LCD 패널에 들어가는 '액정(liquid crystal)'을 구동하는 기술을 놓고서도 삼성전자를 자극했다.
권 사장은 "최근 중국에서 IPS기술의 홍보 및 마케팅을 위해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다"면서 "(VA기술을 사용하는) 삼성전자와 소니측이 반격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아무런 공격이 없어, 싱겁게 게임이 끝났다"고 과시했다.
그러나 세계 LCD TV 시장에서 나란히 1,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과 소니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설명은 권 사장의 얘기와는 사뭇 다르다.
올해 2분기말 현재 삼성과 소니 TV는 세계 LCD TV시장에서 40.9%의 높은 점유율(매출기준)을 차지할 만큼 앞서가는 상황이어서 중국을 비롯한 '마이너' 제조업체들에게 LCD패널을 집중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와는 "시장을 바라보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에서 마이너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한 것에 불과한데, 그런 것까지 우리가 굳이 반박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승부는 시장점유율에서 판가름이 나는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액정구동기술과 관련, LG디스플레이와 일본 IPS알파가 사용하는 IPS기술은 시야각이 넓은 것이 장점이며, 삼성전자와 일본 샤프가 사용하는 VA기술은 명암비가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두 진영은 이에 따라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기술력을 향상시켜가고 있다.
LCD TV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는 VA진영이 80% 이상을 차지해, 20%를 밑도록 IPS진영에 비해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권 사장의 '삼성 때리기'는 여기에 멈추지 않았다. 그는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합작해 추진중인 대대적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를 겨냥했다.
권 사장은 "LCD의 화질이 점점 좋아지고 가격도 크게 떨어져 OLED가 매력적이지 못한 상황"이라며 "삼성전자도 시장의 흐름을 신중히 읽어야 한다. 삼성의 고민이 많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IT시장 침체로 인해 미국 PC업체 델(DELL)이 주요 거래선으로부터 LCD 패널 구매량을 축소한 것에 대해서도 "델의 내부 점유율을 살펴보면 삼성은 떨어진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올라갔다"고 은근히 자랑했다. 델의 LCD패널 최대 거래선은 삼성전자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자료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사실이긴 한데...아직 공식적인 델의 거래선 자료가 나오지 않았다. (우리회사) 내부적으로 파악한 것"이라고 꼬리를 내려 눈총을 받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권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한다길래 '오늘은 또 무슨 얘기를 할까' 궁금했는데, 역시 삼성 때리기에 치중했다"며 불쾌해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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