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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심위, '군내자살자' 유공자로 인정

입력 : 2008.10.14 14:47

군의문사위 "위원회 조사결과 반영한 첫 사례"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국무총리 행정심판위원회(행심위)가 최근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결과를 받아들여 군내 자살자를 국가유공자로 인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14일 군의문사위에 따르면 행심위는 최근 경비교도대원으로 군 복무 중이던 1996년 10월 선임대원들의 가혹행위에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박정훈(당시 20세) 이교의 유족에 대한 국가보훈처의 국가유공자 유족등록 거부 처분은 위법·부당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행심위는 재결문에서 "고인의 사망은 선임대원들의 지속적인 구타와 욕설, 암기 강요 등에 기인한 극도의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급격히 악화돼 정상적인 의사능력이나 자유의지가 결여된 상태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고인의 사망은 국가유공자법에 규정된 '소정의 군인으로서 직무수행 중 사망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행심위는 특히 "국가유공자 제한 사유 중 하나인 '자해행위로 인한 경우'를 공무 중의 구타나 가혹행위 등 본인에게 귀책사유가 없고 감내할 수 없는 사유로 인해 극도의 절망감 내지 좌절감을 느껴 자살에 이른 경우까지 적용하는 것은 입법취지를 넘어선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군내 자살자가 국가 유공자로 인정된 사례는 있어왔지만 군의문사위의 조사결과가 행정심판에서 받아들여져 국가유공자로 인정되기는 처음이라고 군의문사위는 전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이와 관련, "행심위의 재결이 최종 결정은 아니다"라며 "국가유공자 유족으로 최종 등록되기 위해서는 해당 보훈지청의 처분이나 보훈심사위원회 재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군의문사위 조사 결과, 고 박정훈 이교는 선임대원들의 지속적인 욕설과 가혹행위로 우울증이 악화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밝혀졌으며 사건 당시 교도소 측은 경비교도대의 일상적 가혹행위를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 박 이교의 아버지 박노상 씨는 2007년 2월 법무부에서 아들의 순직을 인정받은 뒤, 보훈처에 '국가유공자 유족 등록'을 신청했으나 같은 해 11월 거부당하자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