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0월 11일 김정일 위원장이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뒤 58일 만에 김 위원장의 사진들을 공개했습니다. 인민군 821 부대 산하 여성 포중대(포병중대)를 시찰했다는 사진인데, 이 사진들이 최근에 찍은 것이냐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주변에 있는 나무 색깔이 너무 푸르러서 최근(10월) 사진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인데요. 정부 내에서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종합해서 분석한 끝에, 이번 사진들이 최근 사진은 아닌 것으로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군부대 시찰 시점을 밝히지 않은 만큼 북한이 거짓말을 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건강이상설로 미묘한 시점에 전격적으로 군부대 시찰 사진을 보도한 것을 보면, 이번 사진들을 통해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을 진화시키려는 의도가 있었음은 분명합니다. 10월 4일 축구경기 관람 소식에 이어, 10월 10일 김정일 위원장 담화 발표, 10월 11일 군부대 시찰 사진 공개 등을 통해, 북한은 단계적으로 김 위원장의 건재를 과시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사진들이 사실상 '과거 사진'으로 판정됨에 따라 북한 당국의 고민은 깊어지게 됐습니다. 대외적으로 김 위원장 건강이상설이 진정되기는 커녕 오히려 확산되는 양상이고,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확실한 동영상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의 모습을 보여주는 수 밖에 없게 됐기 때문입니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 거의 완전히 회복돼서 곧 동영상 보도를 할 수 있는 단계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김 위원장이 완전한 모습을 보이기에 아직 이르다면 북한 당국은 앞으로의 '선전' 전략을 놓고 상당한 고민에 빠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 분석하듯이, 북한 당국의 최근 보도들이 대내적으로 주민들의 동요를 진정시키는 데 목적이 있었다면, 일정 정도 효과는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외부의 소식이 바로바로 전해지지 않는 북한의 속성상, 관영매체들을 통한 김 위원장 동정 보도는 북한 주민들에게 '김 위원장이 건재하다는 메시지'를 주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외부의 소식이 들어가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에 대내적인 주민 진정 효과 또한 얼마나 오래 갈 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결국, 관건은 김 위원장이 언제쯤 정말 완전한 모습으로 공개석상에 나타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북한 당국의 '트릭'에 몇 번 갸우뚱한 경험이 있는 상태에서, 이제 웬만한 '트릭'은 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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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보도국에서 흔히 '안박사'로 통하는 안정식 기자는 95년 SBS 공채 5기로 입사해 지금은 통일부 출입기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통일 문제, 북한 정세와 관련한 오랜 취재와 함께 관련 연구로 박사 학위까지 받은 학구파 기자로 전문성과 깊이있는 분석이 담긴 기사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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