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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교수 돌연 귀국에 서울대 '난감'

입력 : 2008.10.13 16:05

정년보장 받고도 학기중에 갑자기 돌아가


서울대가 최근 신규 임용한 외국인 교수 중 한 명이 학기 도중에 갑자기 자국으로 돌아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3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번 학기에 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이 대학 고고미술사학과에 임용된 미국인 A(47.여) 교수가 지난달 말 돌연 미국으로 돌아갔다.

A교수는 16세기 서양 미술을 성사회학적 관점에서 해석해 미국 학계에서 주목을 받았으며 해당 학과에서는 A교수의 이런 연구를 인정해 정년을 보장키로 하고 임용했다.

특히 최종 심사에서 "정년 보장을 받지 않더라도 (서울대에) 오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강력하게 의지를 밝힌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서울대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A교수는 수업을 맡은 지 한달도 되지 않아 학교측에 별다른 사전 통보 없이 갑자기 돌아갔으며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학교측이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돌아오라고 설득했지만 그는 건강상의 이유 등을 들며 이를 거절했다.

그는 이메일 등을 통해 "건강이 나빠져 체중이 줄었고 외로웠다"며 "한국 생활에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겠다"며 학교 측의 처우 등에도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맡았던 `르네상스와 바로크 미술' 수업은 일주일 간 결강됐다. 학교 측은 급히 강사를 구해 A교수가 진행하던 수업을 대신 맡겼지만 난감한 표정이다.

이번 학기에 새로 임용된 외국인 교수 5명을 위해 8월부터 영문으로 학교 소식지를 만들어 이메일로 배포하기 시작한 것은 물론, 한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인 교수들이 함께 쇼핑도 가고 영어 구사력이 뛰어난 조교도 배정했던 터라 인문대의 당혹감은 더욱 크다.

인문대 관계자는 "외국인 교수가 이런 식으로 그만두고 돌아간 적은 처음이어서 당황했다"며 "설사 불만이 있더라도 논의를 해서 해결해 나가면 되는데 교수가 굳이 이렇게 무책임하게 나와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측은 해당 교수에 대한 대응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김명환 교무처장은 "일단은 (A 교수가) 사직하는 것으로 처리하려고 한다. 일부에서는 징계를 해야 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처리가 애매하다. 구체적인 방안은 더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학교측이 외국인 교수 임용에만 신경 쓰느라 정작 제대로 된 검증 시스템이나 외국인 교수 지원 방안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도 서울대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학기 도중에 무책임하게 가 버리는 교수도 문제지만 외국인 교수를 맞을 준비도 제대로 안 돼 있는데 일단 임용하고 보자는 학교에도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무처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외국인 교수 임용시 신체 검사나 범죄 경력 조회 등 검증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올해 초 20여명의 노벨상 수상자급 석학을 비롯해 100여명의 외국인 교수를 신규로 채용한다는 계획을 세운 데 이어 지난 8월 22명의 외국인 교수를 대거 임용했다. 현재는 70여명의 외국인 교수가 재직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