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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테러지원국 해제, 김정일 등장과 관계있나

입력 : 2008.10.12 15:59

불능화중단 전후 사라져…테러지원국 해제 직전 등장


'우연히 겹친 것일까, 아니면 모종의 관계가 있나'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 시점(10월11일)과 와병설 속에 두달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찰 사진이 공개된 시점(10월11일)이 비슷해 별개로 보이는 두 사안이 연관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없었지만 김 위원장이 축구경기를 관람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한 시점(10월4일)은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 협상이 마무리된 직후다.

특히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모습은 지난 8월14일 군부대 시찰에 대한 보도가 나온 이후 보여지지 않았는 데, 이날은 북한이 관계국들에게 핵시설 불능화 중단을 통보하고 위기지수를 막 올리기 시작한 시점과도 정확하게 겹친다.

즉, 날짜상으로만 보면 북핵 위기지수가 한껏 올라갔던 지난 두달 간 김 위원장이 공개활동을 중단했고 위기상황이 해소된 시점에 다시 등장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같은 분석은 김 위원장의 은둔이 건강이상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미국과의 핵협상과 관련해 장고에 들어갔기 때문이라는 관측과도 맥이 닿아있다.

또 이번에 공개된 사진상 김 위원장의 모습에서 건강이 크게 나빴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불능화 중단 및 핵시설 복구 등으로 북핵 위기가 높아지면서 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만약에 있을지 모를 미국의 표적공격을 피하기 위해 은둔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2003년 2∼4월에도 북한이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탈퇴를 선언(1.10)하고 이라크전이 발발(3.20)하는 등 위기지수가 한껏 올라간 상황에서 49일간 종적을 감춰 미국의 암살을 우려해 은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떠돌기도 했다.

물론 이같은 분석들은 모두 이번에 공개된 사진들이 실제 최근 김 위원장의 활동상황을 담고 있었다는 전제하에 가능하다. 일부에서는 사진 속의 풀과 나무에서 가을보다는 여름 분위기가 나는 점 등으로 미뤄 최근이 아닌 7~8월 쯤에 촬영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보 당국의 한 관계자 역시 "김정일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분석한 결과, 연도는 알 수 없지만 사진에 나타난 자연환경으로 미뤄 7~8월께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사는 "김 위원장의 등장에 북핵협상도 영향이 있었겠지만 건강 문제때문에 잠적했을 가능성이 더 높고 미국 등 관련국들에 정상적인 통치에 의한 결정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대외적인 측면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북한이 김 위원장의 정상적인 통치 행위를 선전하기 위해 과거에 찍은 사진을 '국가 중대사'인 테러지원국 해제 시점에 맞춰 공개했을 수도 있음을 짐작케 하는 상황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