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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왕릉 '스토리텔링'이 힘이다

입력 : 2008.10.11 09:30

문화재청, 올해 69억원 '고궁관광자원화'에 투입


파리 몽마르트 언덕을 찾았다가 실망하고 말았다는 사람들이 많다. 독일 로렐라이 언덕이란 곳도 마찬가지여서 멋 없이 흐르는 라인강과 포도밭 무성한 언덕이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그곳에 굳이 한번쯤은 가고 싶어한다.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의 힘이다.

미술사학자 유홍준 명지대 교수는 문화재청장 재직 시절 누누이 한국 문화유산은 스토리텔링이 없다면서 그것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스토리텔링일까? 이에 대해서는 다른 누구보다 유 전 청장이 명쾌한(?) 답변을 내놓았다.

"스토리텔링? 쉽게 말하면 '구라 치기'야."

경복궁을 구성한 건물채로 최근 문화재청이 복원한 건청궁이 있다. 얼핏 옛날 건물 하나 복원했다고 할 수 있지만, 그에다가 '명성황후가 시해된 역사적 현장'이란 한마디가 덧붙여짐으로써 건청궁은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1천만 대도시 서울은 국내에서 가장 훌륭한 역사문화유산 관광자원이 있는 지역이다. 4대 궁과 종묘가 도심을 장악한 이런 대도시는 세계에서도 유례가 드물다.

이런 도심 속 문화유산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문화재청(청장 이건무)과 한국관광공사(사장 오지철)가 손을 맞잡았다.

두 기관은 궁궐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 '한국 관광 1번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지난 2005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5월에는 이를 위한 태스크 포스(TF)를 구성했다. 이 TF는 문화재활용팀(문화재청)과 관광테크놀로지기획팀(관광공사)이 주축을 이룬다.

그 결과물로서 지난 8월에는 '경복궁 스토리-텔링 해설서'를 발간한 데 이어 이를 영어판으로 제작할 예정이며, 창덕궁과 창경궁, 덕수궁, 그리고 종묘에 대해서도 같은 사업을 순차적으로 벌여왔다. 이렇게 제작된 5대 궁 스토리텔링 가이드북이 11월 여행업체에 배포될 예정이다.

더불어 문화재청은 사단법인 '한국의재발견'과 함께 지난 6월부터 종묘와 조선왕릉 등 세계유산 연계투어도 실시 중이다. 조선왕릉은 내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총회에서 세계유산 등재 여부가 판가름나는데 이런 연계 투어가 세계유산 등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문화재청은 판단한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이미 성공한 문화상품으로 평가되는 경복궁 수문장 교대식 외에도 궁궐의 일상생활 체험 프로그램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같은 사업들을 위해 문화재청은 내년도 관광기금 88억원을 확보하고, 이 중 무형문화재진흥기금(19억원)을 제외한 69억원을 '고궁관광자원화'에 투입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