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뉴욕타임스 "한국 '아기 수출국' 오명씻기 나서"

입력 : 2008.10.09 16:12

'국가 이미지개선에만 주력' 비판도


조중배(48), 김인순(49) 부부는 6년전 여자 아이를 입양했다.

하지만 부모님께는 입양 사실을 숨겼다. 대신 조씨가 바람을 피워 낳은 아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조씨 부부가 입양 사실을 숨긴 것은 입양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었다.

조씨는 "부모님은 돌아가실 때까지 내가 바람을 피웠다고 믿으셨다"고 말했다.

조씨 부부는 이후 둘째 딸을 입양했다.

아내 김씨는 입양을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태도가 변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배우자 없이 자녀를 혼자 키우는 가정, 배우자가 외국인인 가정 등 전통적인 가정에서 벗어난 가정이 늘어난 것을 한 이유로 꼽았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조씨 부부의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입양에 대한 한국 사회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한국은 1950년대 이후 수만명의 아기를 해외로 입양보내 '아기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958년 이래 23만635명의 한국 아기가 입양됐으며 이 중 70%가 해외 입양으로 국내 입양은 30%에 불과했다.

한국에서 해외 입양이 유독 많았던 것은 무엇보다 혈연을 중시하고 입양을 꺼리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가 국내 입양을 늘리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에서 국내 입양(1천388명)이 해외 입양(1천264명)을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13세 미만의 아이를 입양하는 가정에 아이 한명당 매달 90달러를 지원하는 등 국내 입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펴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또 독신 가정도 아이를 입양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입양자격 요건도 완화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이 같은 국내 입양 활성화 정책이 입양아들의 복지보다는 국가 이미지 개선을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대한사회복지회 관계자는 "정부는 (입양아) 수와 국가 이미지에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허남순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국내 입양을 늘리기 위해 입양 기준을 완화한 것이 파양 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입양된 한국 입양아들을 연구해온 허 교수는 미국에 입양된 아이들의 경우 일부 정체성 혼란으로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좋은 가정에 입양됐다고 말했다.

또 사회적 편견 때문에 아이를 입양한 많은 한국 부모들이 여전히 입양사실을 숨기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현재 4살과 18개월인 두 아들을 입양한 유해원(48)씨는 입양 사실을 친척과 이웃들에게 밝혔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입양아라는 이유로 상처를 받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유씨는 "아이들이 아직까진 괴롭힘을 당하지 않고 있지만 초등학교에 가면 (괴롭힘을 당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 입양 사실을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