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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태어난 아기 옆에서 보수공사?' 어이없는 병원

(KNN) 김흥수

입력 : 2008.10.07 07:53|수정 : 2008.10.0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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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의 한 병원이 갓 태어난 신생아들 옆에서 건물 보수공사를 벌여 물의를 빚었습니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신생아들이 유독물질에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KNN 김상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부산의 한 종합병원 신생아실입니다.

공사 자재에서 날린 가루가 곳곳에 쌓여 있습니다.

불과 한 두 시간 전만해도 태어난지 하루 이틀된 아기 17명이 잠들어 있던 곳입니다.

아기들 바로 옆에서 보수 공사가 진행된 것은 어제(6일) 저녁 7시 30분부터 1시간 가량.

작업자들은 접착제를 사용하고, 심지어 신생아실 내부에서 타일을 자르기까지 했습니다.

[신생아 산모 : 애기가 인상을 쓰고, 그 가루를 거기서 반죽을 했데요. 밖에서 반죽한 게 아니고.]

공사가 끝난지 3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 방안에는 역겨운 접착제 냄새가 가시질 않고 있습니다.

병원 측은 보호자들의 항의를 받고서야 아기들을 부랴부랴 창고로 쓰던 옆방으로 옮겼습니다.

하지만 태어난지 하루 이틀 밖에 안된 신생아들은 이미 유독물질에 한참을 노출된 뒤였습니다.

[병원 담당 의사 : 갑자기 공사가 시작돼서, 사전통보도 없이, 파악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한 병원의 생각없는 건물 공사가 갓 태어난 아기들과 힘든 산고를 이겨낸 새내기 어머니들에게 평생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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