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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에서 꿀벌이 사라진다…혹시 환경재앙?

김도식

입력 : 2008.10.04 21:11|수정 : 2008.10.0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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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꿀벌이 지구에서 사라지고 난 뒤, 4년 안에 지구는 멸망한다.'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말입니다. 최근 2-3년 사이 지구촌에서 '꿀벌'이 급속도로 사라지면서, 환경 재앙은 아닌지, 여러가지 원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김도식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LA 북쪽에서 양봉을 하고 있는 정병호 씨.

한 때는 벌통이 천개가 넘는 대규모 양봉가였지만 지금은 100통 정도만 남았습니다.

벌이 갑자기 줄기 시작한 건 재작년 부터, 양봉 생활 55년만에 처음 겪는 일입니다.

[정병호(70)/재미동포 : 자기 집을 못찾아 오는 것 같아요. 죽으면 집 앞에서 죽을텐데 (집 앞에서) 죽지도 않고 벌이 슬슬 없어져요.]

재작년 가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된, 꿀벌의 집단 폐사장애, CCD는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2년새 미국내 꿀벌의 36%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휴대전화 전자파 때문에 벌들이 집을 못찾는다는 보고도 있고 벌의 저항력을 약화시키는 바이러스 때문이라는 설도 있지만 확실한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에릭 무센/UC데이비스 양봉학 박사 : 병균이거나, 화학약품이거나, 영양 부족이거나, 뭔가 잘못된 건 틀림없는데, 그게 뭐냐 이거죠.]

벌이 줄어들면 사과나 아몬드 같은 화분 매개로 하는 농산물 생산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고 그런 현상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의 아몬드 농장주들은 올 봄 꿀벌 130만 마리를 수입해 농장에 풀어야만 했습니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농산물 값이 올라가고, 심하면 식량 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지구촌 농산물의 3분의 1이 벌과 같은 곤충의 화분 매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엔 양식되는 꿀벌 뿐 아니라 자연 상태의 뒝벌, 그리고 나비와 딱정벌레, 심지어 조류까지 집단 폐사하는 것으로 관찰돼 또다른 환경 재앙이 아니냐는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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