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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마라토너, 그들이 2,500km를 달린 이유

(UBC) 남재현

입력 : 2008.10.03 21:06|수정 : 2008.10.03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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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무려 2,500km를 쉼 없이 달려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세운 두 노인이 있습니다.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 보고 싶어 이렇게 달렸다고 합니다.

UBC 남재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늦더위 열기가 채 가시지도 않은 도로 저 멀리 두 남자가 뛰어옵니다.

벌써 예순을 훌쩍 넘긴 나이의 두 마라토너는 25일째 이렇게 뛰고 있습니다.

오늘(3일)은 그 대장정이 끝나는 날.

끝내 참았던 눈물이 자신도 모르게 흘러 나옵니다.

지난달 초, 30도를 웃도는 더위 속에 시작된 대장정은 신발 4켤레씩을 갈아치우고서야 끝이 났습니다.

울산을 출발해 전남 보성과 동두천, 강릉을 거쳐 25일동안 버스정류장과 마을창고에서 새우잠을 자며 달린 거리만도 무려 2,500km.

비공인 세계신기록으로 기네스북에 등재신청을 할 예정입니다.

[김수원(66세) : 정말 죽다가 살았어요, 정말. 그래도 참 인간이 정신이 강해서 이렇게.]

단지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 보고 싶었다는 게 뛴 이유입니다.

[이영정(66세) : 1분을 참고 2분을 참아보니까 그 고통이 없어지고 좌절하고자 하는 그 실망감도 없어졌습니다.]

자신을 극복하는 즐거움에 푹 빠져 있다는 이름 없는 한 늙은 마라토너.

뛸 힘이 남아있는 한 그의 도전은 계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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