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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으로 다이어트를?…사람 잡는 '살 빼는 약'

한승환

입력 : 2008.10.03 20:37|수정 : 2008.10.04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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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살빼는 데 특효가 있다는 중국산 건강보조식품이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그런데 성분을 분석해 봤더니 정신 착란증세를 불러 올 수 있는 마약이 들어 있었습니다.

보도에 한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한 남자가 어디론가 휴대전화를 걸며 들어옵니다.

경찰이 카트에 실린 이 남자의 가방을 열자, 플라스틱 약통이 나옵니다.

중국산 건강보조식품입니다.

세관에는 꽃가루 건강식품이라고 신고한 뒤, 국내에서 다시 포장해 살 빼는 식품으로 팔아왔습니다.

업체측은 2주일만 복용하면 4kg을 뺄 수 있다고 광고해왔는데, 사람들은 이 말에 혹해 지난 3년동안 7만 6천여 통, 114억 원 어치를 사갔습니다.

두통 같은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이 생겼지만, 업체측은 살이 빠지는 과정이라고 둘러댔습니다.

[김 모 씨/피해자 :  한 2~3일 정도 머리가 많이 아프고요. 얼굴 주위로만 식은땀이 많이 났어요. 그런데 (업체에서는) 그런 부분은 그냥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경찰 조사결과, 이 식품에서 검출된 것은 마진돌이라는 마약 성분으로, 의사의 처방 없이는 복용할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박용천/한양대 의대 신경정신과 교수 : 자율신경을 자극해서 식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는데, 이런 약들을 잘못 사용하거나 오래 사용하면 정신착란 등의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경찰은 이 업체 임원 62살 이 모 씨 등 2명을 마약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유통 담당자 20명은 불구속 입건, 4명을 수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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