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효심·의원시절 일화 회상
30일 별세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친 김홍조옹의 빈소가 차려진 경남 마산 삼성병원에는 각계의 조문객들이 찾아와 조의를 표하고 김 전대통령의 지극한 효심과 의원시절 일화 등을 화제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또 빈소에는 각계에서 보낸 200여개의 화환이 배달돼 고인에 대한 애도의 분위기를 더했다.
0...이날 오후 마산 삼성병원을 찾은 한승수 국무총리와 김형오 국회의장은 조의를 표한뒤 YS가 고인의 생전에 보여준 효심을 칭송했다. 한 총리는 "어제 전화 올릴 때 이주일을 못 넘기겠다고 말했는데, 이렇게 빨리 가실줄은 몰랐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그는 이어 "대통령께서는 관저에 계실 때 하루를 빼놓지 않고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으며, 외국에 나가 계실때도 전화 안부를 빠뜨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김형오 국회의장도 무더운 여름 상도동을 방문했을 때 아버지로부터 "날씨가 춥다 몸조심해라"는 전화를 받은 YS가 "날씨가 춥습니다. 아버지, 몸조심하십시요"라고 말하는 걸 듣고 효심이 큰 걸 느꼈었다고 회상했다.
0...김 전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이자 라이벌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날 가장 먼저 조화를 보냈으며 이어 최규하 전 대통령 가족, 노무현 전 대통령, 전두환 전 대통령의 조화들도 잇따라 배달됐다. 그러나 몸이 불편한 것으로 알려진 노태우 전 대통령의 조화는 보이지 않았다. 한편 빈소에는 김기섭 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박종웅 전 의원 등도 눈에 띄었으며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내달 1일, 박희태 대표는 오는 2일 각각 조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0...김 전 대통령은 빈소를 찾은 김형오 국회의장 등 조문객들에게 조상 묘소에 대한 명당 얘기를 들려 줬다. 김 전 대통령은 "(나의) 할아버지는 집에 오랫동안 지관을 묵게 할 정도로 묘자리를 중요시하게 생각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경남 등 전국을 수소문해 찾은 명당이 지금의 묘터"라고 자랑했다. 그는 또 손명순 여사와 젊은 데이트 시절에 불렀던 이름 맹순(명순의 경상도 사투리)을 지금 불러보는데, 아내가 좋아하는 것 같더라며 손 여사의 이름과 얽힌 에피소드를 들려줘 주변인사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0...김 전 대통령은 한승수 총리, 김형오 국회의장 등 조문객들과 옛 국회의원 시절의 얘기를 잠시 나누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내가 9선 의원인데 아마 7번 정도는 야당 생활을 했을거야…아주 어려웠지. 참 고통스런 세월이 매우 길었지"라며 과거 기억에 잠기곤 했다. 그는 또 "5대 국회의원 시절인 33살때 어머니가 아버지 대신에 간첩의 총에 맞아 돌아가셨다"며 먼저 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했다. 김 전 대통령은 "22살때 첫 국회의원이 되기 전 아버지께 의원이 되고 싶다며 많은 돈을 달라고 했다. 처음 거절당했다가 나중에 정치계를 어느 정도 이해하신 아버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장승포에 선거 사무실을 차려 거뜬히 선거를 치렀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0...조문객을 맞은 김 전 대통령은 "어머니 묘소 옆에 아버지 묘터를 정하고 이미 큰 비석을 세워 놓았다"며 "충북에서 구한 석재로 만든 그 비석에는 날짜만은 적어 놓지 않았는데, 이제 돌아가셨으니 적어 놔야겠다"고 묘소 준비상황을 전했다. 그는 "아버지는 생전 돌아가시기 전까지도 날 어린애로 취급했는데, 40일 정도 병원에 계시다가 돌아가셨다"며 "내가 비석 문구를 10번이나 더 고쳤다"고 말했다. 또 "어머니와 아버지 묘소는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아주 좋은 곳에 있다"고 했다.
0…빈소를 방문한 김형오 국회의장은 "옛날에 김 전 대통령의 부친 김홍조옹으로부터 멸치를 받아 본 기억이 생생하다"며 "그때 정치를 해 본 사람들 중 멸치를 안 받아본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멸치에 대한 애틋한 정을 쏟아냈다. 정병국 의원은 "당시 내가 멸치를 전달하는 담당이었다"고 말했으며, 이주영 의원은 "어른께서 직접 멸치 농사를 지어 선물해 더욱 값진 것이었다"고 멸치 예찬을 늘어놨다. 김 전 대통령은 "첫 국회의원 선거 당시 멸치 수산업이 엄청 잘돼 자금을 받아 선거를 거뜬히 치러냈다"고 덧붙였다.
0...김 전 대통령은 맞상주로서 취재진을 찾아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역사상 대통령의 아버지가 계신 적이 없는데, 그동안 살아 계셔 언제나 아버지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일주일 전 아버지를 찾았을 때 아버지가 곧 돌아가실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주치의 말대로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가셨다"고 덧붙였다.
0...김 전 대통령은 이날 "아버지 묘소가 있는 거제에 내려가 3~4일쯤은 더 머물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내가 서울에 있고 또 장지인 거제로 가는 걸리는 시간 등을 감안해 5일장을 하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0...김 전 대통령은 어려운 옛 야당 국회의원 시절을 회상하면서 이날 조문 온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여당이 압도적인 다수인데, 이렇게 하기 쉬운 국회가 어디 있어요"고 말했다. 이에 김 국회의장은 "이전에 원 구성을 하지 못했을 때 상도동을 방문해 호된 질책을 받아서 그런지 원 구성이 빨리 이뤄졌다"고 대답했다.
(마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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