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경제의 경상 성장률을 7%대로 제시했다. 물가상승률(소비자물가상승률이 아닌 GDP deflator)을 제외하고도 실질 성장률이 5%대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고유가, 환율급등까지…. 3중, 4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정말 꿈 같은 이야기다. 그렇게 되기만 한다면 말이다.
9월30일, 국회기획재정위원회는 내년(2009년) 예산안을 보고 받았다. 원래대로라면 예산안의 내용을 갖고 정부와 의원들 사이에 한참동안 질의응답이 이어지고 전체적인 예산의 배분을 놓고 여야간 설전이 벌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이 '7%… 이 꿈 같은 이야기'를 놓고 여야할 것 없이 한바탕 질타가 쏟아졌다.
민주당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이제 막 실물경제로 옮아가는 마당에 경제 위기를 걱정하기는 커녕 이런 장밋빛 전망이나 내놓고 있냐며 몰아붙였다. 낙관도 정도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정부의 의욕을 감안하더라도 이건 좀 터무니없다며 어떻게 장관이 예산을 이렇게 짜와서 국회에 심의를 해달라는 거냐며 탄식에 가까운 질책을 하기도 했다.
여당인 한나라당에서도 걱정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상기류가 생겼다면 의욕적으로 나서기 보다 안전벨트를 메고 조심스럽게 대응할 시점이라고 충고하는가 하면, 국회 심의과정에서 세수 전망이나 성장률 전망을 다시 논의할 수 있겠느냐고 확답을 요구하기도 했다. 일부 옹호하는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에는 '걱정스러움'이 묻어났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초 예산안을 편성할 당시만 해도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이었다면서 국회 보고를 앞두고 예산안을 수정할지 그대로 가져갈지 고민했지만 아직까지 수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해 그대로 보고했다고 해명했다. 또 올해 감세와 규제완화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면 경제성장률이 0.5%에서 1%정도는 더 오를 수 있다고도 말했다.
현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되자 강만수 장관은 국회 예산심의과정에서 충분히 논의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그러면서도 왜 미리 경제 변동상황을 예산 편성 때 반영하지 않았냐는 지적에는 앞으로의 경제상황이 정확히 예측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안을 수정하는 것도 문제였다며 당초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경제문제에는 답이 없다. 경제학이 과거 현상은 완벽하게 분석해내면서도 정작 미래 상황을 예측하는데에는 번번히 실패하고 있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경제라는 함수의 구성요소들이 예측불가능한 인간이라는 점도 한 요인일 것이다. 따라서 정부에게 완벽한 경기예측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예측은 틀릴 수 있다. 하지만 대비는 철저해야 한다. 최소한의 생존권은 보장돼야한다. 그것이 정부가 해야할 일이다. 의욕을 부리는 것은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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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예리한 시각과 꼼꼼한 취재가 돋보이는 남승모 기자는 2000년 SBS 공채 8기로 입사해 사회부,경제부를 거쳐 정치부 정당 출입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특유의 적극성으로 복잡한 정치 현장의 맥을 짚어주는 기사들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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