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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쳐선 안된다"…목포해경 눈물겨운 추격전

입력 : 2008.09.29 09:34

끈끈한 동료애…시신 발견 소식엔 '눈물바다'


"우리의 동료 박경조 경사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26일 오후 1시15분 목포해경 3003함 경비정.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사고 해역에서 하루 전까지만 해도 라면을 함께 끓여 먹으며 동고동락했던 박 경사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구명동의를 입었기에 살아 있을 것이라는 한 가닥 희망을 걸었던 60여명의 승조원들은 순간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고 함정은 순식간에 '눈물 바다'가 됐다.

27일 박 경사를 주검으로 몬 중국선원을 목포로 압송해 온 3003함 함장 김도수 경정은 "그때 만큼 많이 울어 본 적 없었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3003함 승조원들이 임무 수행 중 실종된 박 경사를 찾기 위해 벌인 추격전은 끈끈한 동료애가 아니면 불가능했다.

뜬 눈으로, 애타는 심정으로 벌였던 3003함의 추격전은 이랬다.

25일 밤 검문검색을 위해 박 경사가 올라탄 것으로 판단된 중국어선이 도주하기 시작했다. 3003함 승조원들은 놓쳐서는 안 된다는 심정으로 칠흑 같은 밤 서치라이트를 비추며 추격전을 시작했다.

용의 선박을 쫓는 함정 5-10m 앞까지 중국어선 10여 척이 수시로 드나들며 진로를 방해했다. 용의 선박이 어떤 선박인지 모르게 서로 뒤엉키면서 은폐를 시도하는 등 온갖 방해작전이 전개됐다.

서치라이트를 계속 비출 수 없어 캄캄한 바다에서 불빛만 보고 쫓기도 했다. 직원들은 갑판 위에 올라 용의 선박을 놓치지 않으려고 눈을 부릅떴다.

중국어선의 온갖 방해 작전 속에서 동료가 타고 있을지 모를 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일념으로 밤을 꼬박 새우고 아침까지 추격전을 벌인 끝에 해경은 15시간 만에 용의선박을 나포할 수 있었다.

"제발 배 안에 있기를 바랬는데…." 김 함장은 그러나 나포한 중국어선에 박 경사가 없다는 보고를 받고 조종간을 놓은 뒤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그럼 어떻게 된 걸까. 박 경사가 중국 배에 타는 걸 동료가 봤다는데…" 불길한 생각이 머리를 스칠 사이도 없이 무전이 날아 들었다. 사고 해역 인근에서 시신이 발견됐다는.

중국어선 나포 작전과 추격전으로 이틀 밤을 꼬박 새운 3003함 직원들은 대성통곡했다.
한 직원은 "말없이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온 믿음직스런 박 경사의 죽음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고 절규했다.

(목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