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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중환자실 찾아 삼만리…응급환자 '발 동동'

조동찬

입력 : 2008.09.28 20:38|수정 : 2008.09.2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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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한밤중에 가족이 아파서 병원을 찾았지만 제대로 조치도 못 받고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 아직도 벌어지는 우리 의료 서비스의 현실입니다. 문제는 중환자실이 너무나 부족하다는데 있습니다.

집중취재,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밤 10시, 서울의 모 대학병원 응급실.

80대 노인이 응급차에 실려왔지만, 중환자실에 빈자리가 없어 입원할 수 없다는 병원측의 답변에 발길을 되돌립니다.

[당직의사 : (우리 병원에는 없고) OO 병원에 중환자실 자리가 있다고 하는데요.]

다른 대형병원들도 중환자실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 때문에 한밤중에 교통사고나 뇌졸중 같은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중환자실을 찾아 대여섯시간씩 헤매기 일쑤입니다.

[환자 보호자 : 중환자실에 들어가야 되는데 거기 인원이 차니까, 이 곳으로 오게 된 거에요.]

양팔 마비증세를 보였던 60살 김 모 씨의 경우 지난 4월 8시간 동안이나 중환자실을 구하지 못하는 바람에 전신마비로 상태가 악화됐습니다.

[박 모 씨/환자 부인 : 세 군데나 가고 그랬는데.. 이제 병원에도 못 가고 이제 길바닥에서 죽는가보다 했죠.]

우리나라 대형 병원의 중환자실 비율은 전체 병상의 3% 정도.

중환자실 비율이 8% 이상인 미국과 비교해 반절도 채 안되는 수준입니다.

[한동운/한양대 보건의료연구소장 : 중환자실을 만들고 운영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이 높은데 비하여 보상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입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이렇다 할 학계의 논문조차 거의 없고, 병실 인·허가 책임자인 지자체는 현황도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지자체 보건의료 담당자 : 중환자실이 몇 개다, 이런 것은 지금 파악이 안돼 있거든요.]

사회가 노령화할수록 중환자실 의존도는 더욱 높아집니다.

지금이라도 관련 규정을 신설하고,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대책을 통해 중환자실을 늘려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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