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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보상으로 북핵협상 유지할 수 없다"

입력 : 2008.09.27 15:14

코리아포럼…한반도 안보-북핵 현안 집중토론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27일 진행된 `2008 코리아포럼' 이틀째 회의에서는 한반도 안보상황과 북핵 협상의 전망, 김정일 건강이상설이 부각된 북한 내부 동향 등이 주요 이슈로 다뤄졌다.

`아시아의 새로운 역학구도와 한국'이라는 주제로 아산정책연구원과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공동주최한 이번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남북 관계의 새로운 접근법'과 '한국과 아시아' '한미 관계 강화' '에너지 안보협력' 등의 주제발표에 이어 활발한 토론을 진행했다.

특히 지난 10년간 유지돼온 이른바 관대한 대북 포용정책인 햇볕정책에 대한 평가와 이명박 정부가 지향해야 할 대북 정책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먼저 게리 새모어 미국외교협회 부회장은 "미국은 남북관계를 주로 북핵 문제의 프리즘을 통해 관찰해 왔고 반면 한국은 핵 문제를 남북관계의 프리즘을 통해 봐 왔다"며 "이런 미국과 한국간 입장 차이는 동맹관계에 약간의 불안을 야기시켰고 북한은 이를 이간질하며 활용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상태는 북한의 의사결정 과정을 손상시킬 수 있으며 평양은 차기 미 행정부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며 "그러나 누가 대통령이 되든 한국과 미국이 함께 핵군축 협상과 남북관계간 균형을 맞춰왔던 오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유호열 교수는 햇볕정책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개진한 뒤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북한을 관리(management)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비상사태에 대비한 계획 마련 등을 주문했다.

이에 비해 연세대 문정인 교수는 토론과정에서 "극도로 단일화된 북한의 특성과 정체성을 인정하고 정당한 대화주체로 인정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북한과의 네크워크 구축 등을 중시하지 않고 있으며 그럴 경우 북한에 대한 관리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이명박 정부는 이전 정부와 어떻게 차별화시킬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핵 현황에 대해 "북한에 대해 보상으로 협상을 유지하는 것이 더이상 먹히지 않을 것이며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부정적 기억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이신화 교수도 "북핵 협상이 끝내 성과를 못 내고 좌초할 경우에 대비한 이른바 '플랜 B(압박대책)'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일 관계의 새로운 전망에 있어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잇따라 제시됐다. 소에야 요시히데 일본 게이오 대학 동아시아 연구원장은 "한일 관계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일본이 강대국(great power)이라는 잘못된 이미지"라며 "한일 양국간 화해와 협력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있었던 프랑스와 독일간 화해의 동아시아 버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박철희 교수는 향후 한국과 주변국과의 관계발전과 관련, ▲핵문제와 관련된 미국과 북한의 관계 ▲중.일 관계의 변화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의 개최 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북한이 다시금 도발적인 정책을 취한다면 충돌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한국은 주변국과의 정책조율 필요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와 미래의 '한미 관계'에 대해 마이클 아마코스트 전 미 국무차관(현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특별연구원)은 미국의 대선 결과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한미관계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들이 완화될 수도 있지만 새로운 문제점들이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미국이 또 한번의 정권 교체 주기를 거치는 동안 한미 관계가 유지될 것인지, 강화될 것인지에 대한 몇가지 경고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 마지막 날인 28일에는 '한반도 안보관리:6자회담의 도전과 기회'와 '동북아 지역안보체제 구축'을 주체로 한 발표가 이어진다. 또 한승수 국무총리가 `21세기 글로벌코리아'라는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