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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원, 암 투병 이해인 수녀에 편지

입력 : 2008.09.25 15:54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 씨가 암 투병 중인 이해인 수녀에게 쾌유를 기원하는 편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졌다.

25일 샘터출판사에 따르면 현재 청송교도소에 무기수로 수감 중인 신씨는 이해인 수녀를 향한 위로와 응원이 담긴 편지를 이달 초 샘터 측에 보내왔다.

신씨가 가지런한 친필로 쓴 이 편지는 이해인 수녀를 가리키는 '이모님께'로 시작하는 편지 두 장과 샘터에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한 장으로 이뤄져 있다.

신씨는 "새장 같은 공간, 그리고 온몸을 짓누르는 압박감. 나약한 의지를 어찌할 수 없는 장벽 앞에서 절망하며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을 때, 바삐 날아온 사랑이 있었습니다"라며 이해인 수녀와의 소중한 인연을 되새기는 말로 편지를 시작했다.

그는 "이모님은 때론 어머님처럼, 때론 친구처럼 그렇게 그렇게 저의 공간을 방문하여 손을 내미셨습니다. 마을 중앙에서 두 팔 벌린 당산나무 같은 이모님. 따가운 햇살을 온몸으로 막아 삶에 지친 영혼들의 쉼터가 되어주고 눈물을 닦아주는 수호수"라는 말로 수녀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어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심정으로 내리사랑만 베푸시다 지금은 알을 품은 펭귄의 헤진 가슴으로 홀로 추운 겨울을 맞고 계시는군요. 처음 이모님의 병상 소식을 접했을 땐 눈물뿐이었습니다"라며 이해인 수녀의 투병 소식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했다.

신씨는 "그러나 지금은 울지 않아요. 걱정도 하지 않을 겁니다. 해빙이 되고 들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면 밝게 웃으시며 풍성한 품으로 절 부르실 걸 알기에 조용히 조용히 봄을 기다리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편지를 끝맺었다.

샘터에 따르면 신씨와 이해인 수녀는 2002년 수녀가 시집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인연을 맺고 수십 통의 편지를 주고받아왔다.

이 편지는 최근 출간된 이해인 수녀의 신작 시집 '엄마'(샘터 펴냄)를 읽고 보내온 것이며, 편지는 곧바로 병상에 있는 이해인 수녀에게 전달됐다고 샘터 관계자는 설명했다.

올해로 서원(誓願.가톨릭에서 선하고 훌륭하게 살겠다고 하느님께 약속하는 것) 40년을 맞는 이해인 수녀는 지난 7월 암 수술을 받고 투병 중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