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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대화로 고통 달래는 월가

입력 : 2008.09.22 14:52

식당, 맥주·햄버거 판매 급증


미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몰락과 메릴린치의 매각, 증시의 급등락 등 금융위기로 세계가 요동을 치는 가운데 그 진원지인 월가는 어떤 모습일까.

뉴욕타임스(NYT)는 21일 요즘 월가 사람들이 어떻게 지내는지를 이들이 자주 찾는 월가의 한 술집 겸 식당 '해리스'의 모습을 통해 소개했다.

신문은 금융위기로 증시가 급등락한 지난주 해리스를 찾은 월가 사람들의 분위기는 시장의 변동에 따라 수시로 변했다면서 맥주 판매가 크게 늘어나고 고기와 햄버거 등의 판매도 증가했다고 전했다.

사람들이 술집을 찾아 서로 대화를 나누며 고통과 불안을 달래다 보니 술이나 음식 판매가 늘어난 것이다.

이 식당의 스텔라 맥주 판매는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증시가 급락한 월요일인 15일에는 1주전 월요일보다 69%나 늘어났고 화요일에는 88%, 수요일에는 69%나 급증했다.

햄버거 판매도 월요일에 41%, 화요일에 118%, 수요일에는 34% 증가했다.

증시가 5% 가까이 폭락했던 지난 수요일, 이 식당에 있던 고객들 중 일부는 기댈 것을 찾을 정도로 충격을 받는 모습도 보였다. AIG에서 23년간 일하다 3년전부터 자문업을 하고 있다는 한 남성은 "세계는 망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도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1972년 문을 연 이 식당을 원래 소유했던 해리 풀라카코스씨는 금융시장이 요동을 쳤던 1987년을 회상하면서 월가에는 나쁜 해였지만 식당으로서는 장사가 잘된 해였다고 말한뒤 사람들이 직접 얼굴을 맞대로 일 얘기를 나눌 필요성을 느껴 많이 식당을 찾게 됨에 따라 1988년에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문은 대형 투자은행의 몰락과 월가 직원 수천명이 일자리를 잃는 가운데 이번 혼란이 끝나더라도 월가는 전과 비교해 작아지고 수익성도 떨어지는 곳이 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다면서 월가가 강타를 당함에 따라 뉴욕 경제가 빨리 회복할 수 있을지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뉴욕시에서 금융부문 종사자들은 고용자 수로 보면 8명 중 1명 꼴이지만 수입 면에서는 3분의 1을 넘은 35.9%를 차지할 정도로 뉴욕시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미 금융위기로 1만명 가량의 월가 금융부문 인력이 일자리를 잃은 가운데 미 노동부는 내년에 4만명 가량이 더 줄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이들이 소비와 세금으로 뉴욕시 경제에 기여하는 정도는 더 약해질 전망이다.

로즈메리 스캔론 뉴욕대 부동산연구소 교수는 월가의 타격으로 맨해튼과 뉴욕시로서는 큰 동력을 잃은 것과 마찬가지라며 뉴욕지역 경제가 회복되는데는 2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