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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의료보험 보장성 축소, 피해자는 국민일까②

심영구

입력 : 2008.09.22 14:45|수정 : 2008.10.15 01:21


 ***2편을 올리는데 한 달...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이미 써놓은 것을... ^^;

다음으로 보고서에서 말하는 민간의료보험에는 정액형과 실손형을 통틀어 일컫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정액형은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했을 때 약관에서 정한 금액만 지급하는 보험상품 형태고, 실손형은 실제로 지출된 의료비를 보전해주는 보험상품입니다.

이전 글에서도 적었습니다만, 지난 5월 "민영의료보험 시대의 개막"이란 기사를 계기가 됐던 사건(?)은 대형생명보험사의 실손형 의료보험 상품 출시였습니다. 즉, 실손형 보험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습니다.

보고서 요약에서 "일부 영역에서 민간보험 가입자 의료이용이 높은 현상이 나타난다"고 했는데, 여기서 말하는 일부 영역은 바로 실손형 보험입니다.

민간의료보험 전체 가입자와 비가입자의 의료비용 각각은 전체 가입자가 오히려 낮았지만, 실손형 보험 가입자만 놓고 비가입자와 비교하면  실손형 보험 가입자 의료비용이 더 높았다고 보고서는 전합니다.

(분석기간 2년 동안 실손형 보험 가입자 의료비는 평균 933만원, 비가입자 의료비는 864만원이네요.)

물론 이 차이에는 보험 가입 뒤 의료이용이 증가한 효과와 의료이용이 더 필요한 사람이 주로 보험에 가입한 효과가 합쳐져 있기 때문에 "실손형 보험 가입이 의료이용 증가를 불러 건보 재정을 악화시킨다", 고 단정할 수만도 없습니다. 보고서에서는 이런 점도 덧붙였습니다.

다시 제가 독해한 보고서 내용을 가져오면,

민간의료보험이 현재는 건보 재정을 악화시킨다는 근거는 명확치 않지만, 일부에서는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가입자 의료이용이 높지 않은 것도 한시적이므로, 이후 민간보험 가입자 의료이용이 전반적으로 높아질 가능성 크니까 대책 마련해야 한다...

입니다.

또 하나, 공보험을 보완하는 쪽으로 민간의료보험이 자리잡아야한다는 전제에는 동의합니다.

현재도 민간의료보험이 많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보험이 보장하지 못하는 분야를 전부 민간의료보험이 보완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2007년 현재 건강보험 보장률이 64% 정도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민간의료보험이 36%를 보장하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국민 전체 의료비에서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못하는 분야를 민간보험이 전부 감당하고 있다는 식의 논지도 가끔 보이는데, 정확한 비율은 모르겠습니다만,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보험의 본인부담금만이 아니라, 아무 보험도 적용받지 못하는 자기 부담분이 상당 비율 존재할테니까요.

실손형 의료보험 가입자라도 건강보험 급여를 제외한 나머지 의료비 전부가 실손형 보험에서 보전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이미 보험사에서 상품 설계시 보장한도를 정밀하게 설정해놨기 때문에 의료비의 절반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합니다. (이전 글 참조 : https://ublog.sbs.co.kr/so5what?targetBlog=79396)

이를 두고 보험사에서는 이미 민간의료보험 상품에 과도한 의료이용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가 마련돼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그렇기에 복지부가 실손형 보험 보장범위를 축소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합니다.

보험사가 실손형 보험 가입을 권유할 때는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등 건강보험 급여 외의 의료비를 전부 보장해줄 것처럼 주장하면서, 과도한 의료이용으로 인한 도덕적 해이를 불러온다, 그래서 보장범위를 축소해야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미 다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에 안 해도 된다고 합니다.

어불성설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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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제까지 적어놓은 내용들만이 맞는다고 주장하진 않겠습니다. 다만 적어도 제 글 안에서는 비교적 논리에 맞지 않나 싶습니다.

복지부가 이제까지 여러 비난도 받았습니다만, 적어도 실손형 의료보험의 보장범위 조정에 대한 입장은 "축소해야 한다"로 확고합니다.

조만간(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본인부담금 보장 자체를 못하게 해야한다는 이전의 과격한(?) 주장보다는 많이 후퇴했다는 지점이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의견도 있겠지만….

 

[편집자주] 2003년에 SBS에 입사한 심영구 기자는 사회1부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참 넓고 깊고 복잡하고 중요한 분야'라면서 건강하게 오래사는데 도움이 되는 기사를 써보겠다고 합니다. 사내커플로 결혼한 심 기자는 부부가 방송 기자로 활약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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