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아이 (감독: 백연아, 주연: 박수범, 박성열, 전체관람가)
故 박동진 명창께서 TV 광고에 나와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라고 말씀하신바 있지만 우리 국악은 서양음악에 비해 그 영향력이나 인기는 미미해져가고 이러다가 영영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드는 상황입니다.
[소리아이]는 바로 이 사라져가는 우리 것인 판소리를 배우는 꼬마들을 지켜보는 다큐멘터리인데요. 두 주인공 남자아이들은 소리를 잘하고 또 열심히 배운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지만 가정환경은 대조적인데요.
긴 겨울방학, 다른 아이들은 학원을 다니거나 놀러다닐때 수범이는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진행되는 판소리 수련회에 참가합니다. 아들 소리공부에 심혈을 기울이는 수범이 아버지는 어릴적 소리에 관심이 있었지만 부모님의 반대 때문에 뜻을 접고 일반 공부를 했고 지금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죠. 그래서 아들에 대한 기대가 각별하답니다. 형도 같이 소리를 배웠지만 형은 진작에 그만두었고, 수범이는 각종 명창대회에서 상도 받고 하면서 착실하게 소리 공부를 해나갑니다.
지난해 SBS [스타킹]에 출연해 일약 스타가 된 성열이는 그전부터 군산을 중심으로 한 호남지역에서는 알아주는 스타였습니다. 아버지를 매니저 삼아 빼어난 성량과 무대 매너를 바탕으로 각종 행사를 뛰며 생계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성열이가 어렸을때 집을 나갔고 젊은 시절 도립국악원에 몸을 담고 촉망받는 소리꾼의 가능성을 보였지만 지금은 좋았던 시절에 대한 향수와 뜻한 바대로 되지 않은 현재 모습에 대한 회한을 종종 술로 달래는 아버지와 단 둘이 살고 있습니다.

수범이가 소리 공부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조상현 명창을 처음 찾아가 심청가 한 대목을 뽑는 장면이 제일 강렬하더군요.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시작하지만 이내 얼굴에 땀이 맺힐 정도로 온 힘을 다해 소리를 뽑아내는 절창에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전율을 느꼈습니다. 힘들만도 할텐데 매주 한두번씩 해남에서 광주까지 밤 버스를 타고 다니며 묵묵히 배우러 다니는 모습에서 대견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평소에는 자상한 아버지이지만 술만 들어갔다하면 포악하게 변해 성열이를 긴장시키는 아버지를 보면서 아동학대 아닌가, 저 애가 아버지를 미워하게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성열이는 이미 철이 들었는지 아버지를 이해하고 사랑한다며 아버지의 주정 앞에서 견뎌내는 의연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배를 타고 이동하면서 성열이 아버지가 소주 병나발을 멋지게 불고 나서 성열이 불러 앉혀놓고 콧물 눈물 흘려가며 신세한탄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구요.
우리 소리가 우리 눈에 익숙한 우리 땅과 하늘의 풍광과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며 역시 소리도 신토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데 아이들이 뽑아내는 소리 가락에서도 구성진 맛이 가슴을 울립니다.
영화의 카메라는 두 꼬마의 3년 동안의 궤적을 담담히 지켜보며 우리에게 생각할 질문들을 던집니다. 우리 아이만큼은 특별하게 키우고 싶은 부모 마음, 부족한 것은 없을까, 오히려 역효과가 나서 아이를 망치면 어떻하나 하는 한번쯤을 고민해 봤을 문제점들에 화두를 던져줍니다. 다행이 단관개봉이 아니라 전국 12개 상영관에서 상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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