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공관 테러모의, 주한미군 정보수집
무장 이슬람 과격 테러조직인 탈레반을 비롯한 해외의 악명높은 테러조직의 연계세력들이 잇따라 국내에 침투, 버젓이 암약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테러에 관한 한 '청정지'로 간주돼던 한국도 더이상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닌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국가정보원이 21일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민주당 원혜영 의원에게 제출한 대외비 '최근 5년간 해외테러조직의 국내 잠입 현황.활동 및 검거실적' 자료는 한국이 해외 테러세력들의 '중간 거점'임을 보여준다.
이 자료에 따르면 국정원은 2003년부터 지금까지 국내에서 테러 모의와 반미(反美)선동, 주한미군 정보수집, 테러자금 모집, 탈레반과 연계된 마약원료 밀수출 등에 관련된 해외 테러세력 74명(19건)을 적발, 강제 퇴거 등 조치했다.
국제테러조직 '제마 이슬라미야'(JI)와 연계된 혐의자 8명은 주한 외국공관에 대한 테러를 모의하다 2004년 10월 강제퇴거됐다.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단체인 JI는 인도네시아 자바를 거점으로 해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싱가포르 등 동남아지역에서 이슬람국가 건설을 목표로 오사바 빈 라덴이 조직한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연계, 각종 테러를 자행했다.
2002년 202명이 사망한 인도네시아 발리 테러와 2004년 자카르타 호주 대사관 앞 폭발 등의 배후로 지목받았다. 특히 이 단체는 각국 외국공관에 대한 전문 테러단체로 악명이 높았다.
또 지난해 1월에는 서남아국가 출신 3명이 주한미군 정보를 수집하다 적발돼 강제출국 조치를 당했으며 2006년 11월에는 인터넷을 통해 이슬람지하드를 선동한 동남아국가 산업연수생이 적발돼 역시 퇴거조치됐다.
특히 지난해 한국인 20명을 납치, 인질로 잡고 있다가 일부를 살해했던 무장 탈레반과 연계된 세력들이 한국에 침투,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사실은 충격적이다.
국정원은 지난 5월 탈레반과 연계된 아프가니스탄산 마약의 밀매혐의로 중동국가 출신 요원 4명을 적발한데 이어 7월에는 역시 탈레반과 연계해 마약원료인 '무수초산'을 다른 제품으로 위장해 아프간으로 밀수출을 기도한 서남아국가 출신 2명을 검거했다.
이들이 헤로인 정제에 사용되는 물질인 무수초산의 밀수출 거점으로 한국을 선택한 것은 마약청정국인 한국내 단속이 다른 나라에 비해 덜 까다롭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탈레반 세력들이 지난해 한국인 납치시 한국 정부의 대처와 언론보도 동향 등을 꿰뚫고 아프간 파견 한국군의 철수를 요청했던 점에 미뤄 탈레반과 연계, 국내에서 활동중인 마약 연계조직들의 규모와 역할에 대한 정밀한 조사가 요청된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해 2월 국제 환치기조직 중 하나인 서남아국가 '하왈라'의 조직원 10명이 400억원대의 불법 외환거래를 해온 사실도 적발되는 등 우리나라가 테러자금의 '세탁지'로 떠올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원혜영 의원은 "해외테러조직들이 우리나라를 테러 중간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한미의 특별한 동맹관계와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 강화를 고려할 때 한국을 볼모로 한 테러 가능성은 어느때보다 높다"며 정부의 테러대책 강화를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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