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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분석과 전망이 빠진 경제 관련 뉴스

입력 : 2008.09.2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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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보도를 오늘 뒤집고, 오늘 보도는 또 내일 뒤집어지니 기자들의 상황판단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느냐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난주의 금융시장 보도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상황자체가 극에서 극으로 널뛰기를 했으니, 뉴스도 그럴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점에서 보면 지나친 비판입니다. 그러나 뉴스가 큰 파도보다는 작은 물결에 매달리고, 해류는 아예 놓치고 있었다는 점에서는 뼈아픈 지적입니다.

SBS 뉴스의 지난 주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보도는 분석과 전망이라기보다는 실황중계에 가까웠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주가는 급등과 폭락을 매일같이 되풀이했습니다. 9월 위기설에 시달렸던 금융시장은 지난 11일부터 급속히 안정되었는데, 16일에는 주가 폭락, 환율 폭등이라는 위기가 재발했고, 하루 만에 다시 안정되었다가 또 하루 만인 18일 위기에 빠졌습니다. 뉴스가 이와 같이 출렁이는 금융시장의 모습을 비중 있게 보도한 것은 당연합니다. 문제는 SBS 뉴스의 금융시장 '전망'도 시장과 함께 출렁거렸다는 데 있습니다. 12일 뉴스는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급속히 호전되고 있어 추석이후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메릴린치와 리먼 브러더스 등 미국 3,4위의 투자은행들이 합병되거나, 파산하는 사태가 일어난 16일 뉴스는 11월 말까지 이런 금융시장의 불안은 반복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보험회사 AIG에 대한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이 결정된 17일에는 지금까지 드러난 금융시장의 폭탄들이 제거됨으로써 일단 발등에 떨어진 불은 끈 것 같다고 했지만, 다음 날 오히려 사태가 더 악화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마디로, SBS 뉴스는 앞으로 금융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금융위기가 정점에 도달했는가, 아니면 아직 더 악화될 것인가, 더 악화된다면 정점은 언제 도달하게 될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 뉴스가 아무런 안내를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전망이 쉽지는 않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다르고, 미국 금융회사들의 부실규모가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언론은 정답을 내놓지 못할지라도 분석과 전망 작업을 치열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그런데 SBS 뉴스에서는 치열성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16일 뉴스에서 그 사례를 봅니다. 미국 발 금융위기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날 뉴스는 '국내 금융자산의 가치가 더욱 가파르게 하락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주가가 더 급락할 경우' 펀드 등의 인출사태도 배제할 수 없으며, '전 세계적인 신용경색이 더 심해지면' 해외 투자 유치는 더 힘들어 질 것이고, '미국의 금융위기가 지속된다면' 우리 경제도 그만큼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전망에서 가정법은 피해야 합니다.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바로 뉴스가 간단히 가정해버린 주제들입니다. 금융자산의 가치가 더욱 가파르게 하락할 것인가 아닌가, 주가가 더 급락할 것인가 아닌가, 신용경색이 더 심해질 것인가 아닌가, 미국의 금융위기가 지속될 것인가 아닌가 하는 것들입니다. 이날 뉴스는 시청자들의 궁금증에 대해 어떤 대답도 못한 것입니다.

SBS 뉴스는 지난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에 출석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발 금융위기가 국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하자 야당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또 강 장관이 “시장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유동성을 탄력적으로 공급하는 등 시장안정 노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고 전했습니다. 뉴스가 보도한 국회의 금융위기 논의에는 새로운 내용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 신문에 따르면 이날 국회에서는 금융위기에 대해 의미 있는 문답들이 있었습니다. 9월 위기설을 극복했다고 안심하던 지난 11일 "위기가 다 지나갔다고 말하는 것은 조금 성급하다"고 경고했던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국회에서 "금융 쪽은 위기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고, 실물 쪽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전의 자신만만하던 태도와는 달리 이날 국회에서는 "정말 이 문제가 어디까지 연결돼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데 개인적으로 만난 한 투자은행 회장은 '이제 시작'이라고 하더라."고 답변했습니다. 강 장관의 답변은 정부가 무리하게 시장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국회 뉴스는 의원들이 정부를 어떻게 질책하느냐를 보도하는 것 못지않게 정부가 현 상황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으며, 시장에 어떤 신호를 보내려 하는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17일 SBS 뉴스의 국회 보도는 내용이 부실했습니다. 18일 SBS 뉴스는 민관 합동 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의 금융 위기로 불확실성이 사라져 예측이 가능해진 긍정적 측면도 있다며 공격적인 경영을 주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국회 논의에서 나온 강 장관과 이 총재의 견해와는 다른 대통령의 금융위기 해석이었습니다.

금융대란의 공포에 빠져 있는 국민과 기업에 대해 대통령이 자신감을 가지라고 격려하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금융위기 해석이 시장에 대해 정부의 금융정책 책임자와는 다른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는 점을 뉴스가 지적해야 합니다. 나아가 정부가 미국 발 금융위기에 대해 어떤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그리고 정책의 일관성이 있는지를 따져 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