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폴슨(62) 미국 재무장관, 벤 버냉키(54)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그리고 티머시 가이스너(47)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겸 FRB 부의장.
지난 3월 베어스턴스 매각부터 최근 AIG에 대한 긴급 구제금융에 이르기까지 최근 발표된 미국 당국의 주요 금융위기 타개책의 배후에는 바로 이들 '3인방'이 있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이들 중 한 명은 이제는 양대 투자은행 중 한곳이 된 골드만삭스의 고위 임원 출신, 다른 한명은 학자, 나머지 한명은 전형적인 관료 출신으로 경력만 보면 이렇다할 공통점을 찾기는 힘들다.
WP에 따르면 폴슨 장관의 전임자인 존 스노 전 장관 때만 하더라도 재무부와 FRB, 뉴욕연준은행 최고책임자들은 이렇다할 교류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폴슨 장관이 취임하면서 이들은 수시로 서로 전화하면서 현안을 논의하는 것은 물론, 장소를 재무부와 FRB 건물로 번갈아 바꿔가며 조찬 모임을 열었다.
심지어 지난 5월 노동절 휴일이 낀 주말에는 아내와 자전거를 타고 가던 폴슨 재무장관이 갑자기 야구장에 있던 버냉키 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양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기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한 긴급 지원대책에 대해 상의하기도 했다.
이들 3인은 어떤 문제에 대해 논의할 때 한 명이 의견을 내면 다른 두명이 비판하면서 결점을 조율하는 형식을 취했다.
또 누가 전면에 나설지에 대해서는 당면한 문제가 어느 분야에 속하는지를 기준으로 결정했는데,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할 때는 폴슨 장관이 주도했고 베어스턴스 매각 문제를 조율할 때는 가이스너 뉴욕연준 총재가 앞서 나갔다.
이런 모습을 보고 일부에서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과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이 '세계 구제 위원회'로 불렸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는 의견을 보였다.
범 정부차원의 대책이 모호하지 않게 수립되고 있다는 점, 일종의 분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 등은 이들 3인의 활동에 대한 긍정적 견해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어느 기업은 구제하고 어느 기업은 내버려두는지에 대한 일관성이 없다거나 독립적 성격을 가져야 할 FRB가 행정 당국과 지나치게 연관되는 게 아니냐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들 3인의 협업이 성공한다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미국 금융가를 구조조정하고 추락하는 미국 경제에 회생의 실마리를 제공하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수백만명이 일자리를 잃는 것은 물론 국제적 자본주의에 신뢰의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