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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제 생명의 은인"…장기나눔 사랑여행

이호건

입력 : 2008.09.18 21:00|수정 : 2008.09.18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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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생면부지의 남에게 자신의 장기를 나눠주는 장기기증,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요. 장기를 기증한 사람과 이식을 받은 사람들이 함께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 아름다운 여행을 이호건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03년초부터 신부전증을 앓다가 3년 만에 신장이식을 받은 39살 김홍환 씨.

소중한 신장을 선뜻 기증해준 함순애 씨를 오늘(18일) 열차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생명의 은인인 함 씨의 손을 꼭 붙잡고 그동안 못한 감사의 말을 뒤늦게 풀어놓습니다.

[김홍환/장기이식인 : 항상 감사하죠. 그리고 이렇게 뵜으니까요 진짜 제 어머니처럼 모시고 싶어요.]

[함순애/장기기증인 : 이렇게 건강한 것 보니까 너무 감사하고 그리고 아들을 얻은 기분같이 너무 기쁘고 감사합니다.]

첫 만남의 어색한 순간도 잠시, 생명을 함께 나눈 소중한 인연에 열차 안은 금세 가족 같은 분위기입니다.

장기를 이식받은 사람들은 장기 기증으로 건강을 되찾아준 은인들과 함께 직접 산행에 나서는 게 꿈만 같습니다.

[박순화/장기이식인 : 15년 동안 소변도 못보고 산에 오는 것 꿈도 못꿨어요. 항상 말로만 듣던 이렇게 산에 와서 걷는 다는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꿈꾸는 것 같고 너무 너무 행복해요.]

함께 손잡고 산길을 거닐고 웃음꽃도 피우며, 서로의 건강을 확인해 봅니다.

16년 전 고령의 나이에 아낌없이 신장을 기증한 75살 홍금실 할머니도, 부부 모두 장기기증을 통해 사랑을 실천한 강태선 목사 부부도 장기기증한 보람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홍금실/장기기증인 : 처음에는 아주 끔찍했죠. 기증 안하면 더 괴로울 그 마음이었어요. 그래서 기증을 하게 됐습니다.]

지난 9일 장기기증의 날도 기념할 겸 마련된 오늘 여행에는 서로 장기를 나눈 5쌍 등 장기 기증자 145명과 이식받은 사람 30명이 참석해 가족보다 끈끈한 희생정신과 정을 확인했습니다.

[저의 생명의 은인, 평생 업고 다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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