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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더 많은 부실 걱정"…'사안별 해결' 밝혀

입력 : 2008.09.18 09:16

상원 대표 "어찌할 바 모르겠다"…부실채권인수기구 공감대 확산


백악관 대변인은 17일(이하 현지시각) 더 많은 월가 금융기관의 부실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사안별 해결" 입장을 밝힘으로써 월가 공포가 쉽게 가라앉기 힘들 것임을 예고했다.

또 미 상원 민주당의 해리 라이드 원내대표도 이날 "우리가 지금 새로운 영역에서 전혀 다른 게임을 하고 있다"면서 "누구도 어떻게해야 할지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고 실토해 상황의 심각성을 거듭 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미 정부가 페니메이와 프레디맥에 이어 급기야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까지 '인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해 지난 1980년대 저축대부업계 붕괴 때 사용했던 '극약 처방'인 부실채권 인수기구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백악관과 의회 양당 지도부는 처음에는 예전의 '정리신탁공사'(RTC)를 부활시키자는 제의에 회의적이었으나 상황이 심각해지자 수용하는 쪽으로 급선회하는 모습이다 .

백악관의 다나 페리노 대변인은 "다른 금융기관들에 대해서도 계속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헨리 폴슨 재무장관을 비롯한 백악관 금융특별 대책팀이 계속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AIG에 850억달러를 긴급 융자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인수한데 대해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있는 점을 의식해 "일부 금융기관이 너무 크기 때문에 무너지도록 놔둘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와해될 경우 경제에 너무 충격이 크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 상황이 개선되면 "납세자들이 가장 먼저 혜택을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리노는 향후 월가에 대한 구제가 "사안 별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으나 걱정되는 기관들을 거명하지는 않았다. 월가에서는 AIG에 이은 다음번 구제 대상이 미국 최대 저축은행인 워싱턴 뮤추얼(일명 와무)라는 견해가 중론이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와 뉴욕 포스트는 17일 "금융 당국이 와코비아, JP모건 체이스, HSBC 및 씨티 등에 와무 인수를 종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페리노는 그러나 "미 경제가 이번 충격을 견디어낼만한 저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의 도전기를 극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이드 대표는 지금의 혼란한 상황에서 "폴슨 장관이나 벤 버냉키 FRB 의장도 어떻게해야 할지를 모르는 실정"이라면서 "다만 그들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실채권 인수기구 설치에는 백악관과 의회 지도부가 한목소리도 필요성을 지적했다.

페리노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부실채권 인수기구 설치에 "오픈 마인드"라고 표현하면서 "많은 아이디어를 경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의 크리스토퍼 도드 금융위원장도 17일 "FRB가 부실채권 인수기금을 조성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구가 설립되려면 1년 가량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상황이 시급해 그렇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실채권 인수기구 아이디어를 처음 낸 바니 프랭크 하원 재무위원장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FRB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투입할 수 있는 여력이 8천억달러라고 버냉키 의장이 밝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이번에 AIG에 지원키로 결정된 850억달러를 포함해 올해 미 당국이 모기지발 금융 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투입한 자금이 모두 9천억달러 이상이라고 집계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낸 후 하버드대로 자리를 옮긴 케네스 로고프 경제학 교수는 18일자 파이낸셜 타임스 기고에서 "미국이 금융시장 구제를 위해 1조달러, 많게는 2조달러까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