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제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에 부쳐
'소통'하는 비엔날레에 다녀왔습니다. 소통(疏通)하는 비엔날레라는 말이 다소 어색하실텐데요. 소통은 대화일 수도 있고, 미디어의 커뮤니케이션일 수도 있습니다. 미디어는 커뮤니케이션의 매개체를 말합니다. 매개체에 불과하다고 평가된 미디어가 예술로 승화되고, 더 나아가 관객과 다시 소통을 시도하는 재미있는 현장이 있어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물론 미디어는 맥루한의 말처럼 그 자체가 메세지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미디어 자체가 담고 있는 메시지는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에 가면 미디어가 메시지라는 의미를 좀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게 될 겁니다. 미술관에 전시된 각종 미디어가 여러 의미를 관객들에게 전달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으로 미디어는 커뮤케이션의 수단으로 여겨졌는데요. 도구적 개념의 미디어가 메시지가 되기도 하고, 더 나아가 미술의 영역까지 확장(Widen)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미디어가 예술로 승화될 수 있는 계기는 이미 백남준을 통해서 마련됐습니다. 예전에는 비디오와 브라운관에 그치던 미디어 아트는 각종 첨단 미디어의 발달에 힘입어 그 영역이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서울 국제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가 개최되고 있는데요. 올해로 벌써 5회째입니다. 2년마다 비엔날레가 열리니까 벌써 10년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올해 부산과 광주에서도 잇따라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어 서울 비엔날레가 큰 관심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는 관람객들과 소통을 시도하고 나아가 예술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18억원을 들여 준비한 이번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에는 26개 나라에서 70팀이 77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전환과 확장(Turn and Widen)입니다. 이번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는 전통적인 미술의 표현방식이 변하고 있으며, 미술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는 걸 강조하고 있습니다. IT 강국을 꿈꾸는 서울에서 이런 전시회가 열리는 것은 도시 이미지와 부합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첨단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서울을 홍보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겠지요.
이번 전시회는 3개의 전시관으로 나뉘어 꾸며졌는데요. 1관은 빛(Light)의 장, 2관은 소통(Communication)의 장, 3관은 시간(Time)의 장으로 각각 분리돼 있습니다. 특히 1관의 빛의 장은 첨단 기술을 이용해 빛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하고, 전자파와 파동으로 연출되는 빛의 이미지와 효과를 미술 작품으로 승화시키고 있습니다.
여러 작품이 있지만, 대만의 ITRI Creativity Lab에서 출품한 <기의 흐름(行氣), 2007>이라는 작품을 소개합니다. 이 작품은 관람객들이 전시관에 설치된 작품 속에 들어가 기의 흐름을 체험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관객들이 전시된 의자에 앉아 호흡을 하면 의자에 장착된 기계가 호흡의 흐름을 감지하고 호흡에 따라 여러 모양의 무늬와 글자가 바닥에 표현됩니다.
이밖에도 빛과 소리, 호흡, 동작에 따라 다양하게 반응하고 움직이는 미디어 아트 작품들을 여러분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무료 전시회라 돈도 들지 않습니다. 작품 수가 많지 않아 아쉬운 감이 없지 않지만, 독특한 현대미술과 미디어의 의미를 음미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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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14년차의 경력에도 왕성한 취재력을 과시하는 유희준 기자는 현재 사회1부 소속으로 서울 시청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굵직한 특종과 호소력 짙은 시사다큐로 2002년 한국방송대상과 2003, 2005년 한국기자상을 두번이나 수상하며 SBS 탐사보도의 위상을 높인 베테랑 방송기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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