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이 든 아파트가 며칠 만에 또 털렸다면 경비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할 수 있을까?
법원은 근무 수칙을 지키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일이 재발했다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서울 A 아파트는 경비업체인 B사와 2005년부터 1년 단위로 방범 계약을 체결해 왔다.
지난해 10월 말 이 아파트 몇 가구에 주인이 외출한 사이 도둑이 들어 방범창을 뜯고 금품을 훔쳐갔다.
이틀 뒤 계약 만료일이 되자 아파트 측은 B사로부터 빈집털이가 재발하지 않게 철저히 경비를 수행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계약을 갱신했으며 비정상적으로 근무하거나 계획서 대로 근무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해지사유에 추가했다.
그런데 재계약 6일 뒤에 같은 동에 또 도둑이 들었고 이에 아파트 측은 앞서 추가한 조건에 따라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B사는 "도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경비원의 비정상적 근무로 인한 경우에만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데 정상 근무했기 때문에 계약을 파기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박기주 부장판사)는 이 사건에 대해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경비를 계획서대로 하지 않은 상황에서 도난사고가 재발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봐야 하는데 경비원이 외부 출입자를 확인하지 않거나 정해진 횟수보다 적게 순찰하는 등 비정상적으로 근무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또 "사고 발생 뒤 철저한 경비를 약속했지만 직원 교육을 실시하거나 지도 점검을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 노력을 했다는 증명도 없다"고 업체의 안이한 태도를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