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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대형 투자은행들, 어쩌다 이지경까지?

최희준

입력 : 2008.09.16 20:30|수정 : 2008.09.16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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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세계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했던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들이 어쩌다가 이렇게 맥없이 무너지게 됐을까요?

이번 미국발 금융위기는 어디에서 비롯됐고, 또 어디로 갈 것인지 뉴욕 최희준 특파원이 짚어봤습니다.



<기자>

전세계 금융시장을 충격속에 몰아넣은 미국발 금융위기는 지난 2000년 이후 지속된 미국 주택가격의 상승에서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저금리 속에 부동산 가격이 치솟기 시작하면서 미국인들사이에서는 투자 목적의 주택 구입이 붐을 이뤘습니다.

이 부동산 바람을 타고 미국 금융 기관들은 다양한 부동산 모기지, 즉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만들어서 대출에 나섰고, 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신용도가 낮은 사람에게 높은 이율을 받고 대출해주는 서브 프라임 모기지입니다.

미국의 양대 모기지 업체인 페니메이와 프레디 맥은 미국 전역의 금융 기관들로부터 이런 모기지 상품을 사들인 뒤 이른 바 첨단금융기법을 동원해서 수익률 높은 각종 파생상품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부동산 경기를 타고 모기지 관련 상품들이 10% 이상의 고수익을 내자 월가의 투자 은행들은 모기지 관련 상품에 대한 투자를 경쟁적으로 늘렸습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잘나가던 주택 시장의 거품이 빠지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집값이 급락하면서 모기지 연체가 늘고 주택 차압이 급증해 모기지 상품들이 부실화하기 시작한것입니다.

금융 위기를 극복 하기위해 미국 중앙은행은 잇따라 금리를 내리고, 무려 3백조 원이 넘는 긴급 자금을 수혈했습니다.

그러나 경기침체속에 주택 가격의 하락세는 멈추지 않았고 모기지 상품은 갈수록 부실화되면서 투자은행의 손실 규모는 눈덩이 처럼 불어났습니다.

결국 베어스턴스에 이어 미국 3위와 4위의 대형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와 리먼 브러더스가 맥없이 나가 떨어졌습니다.

문제는 위기의 끝이 여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린스펀/전 FRB의장 : 이번 금융위기는 100년만에 한번 올 수 있는 사건입니다.]

미국식 투자은행 자체의 문제점도 이번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수익률만 중시하면서 위험관리는 도외시했던 투자은행들의 느슨한 내부 통제, 그리고 금융 당국의 적절한 감독 부재로 인해 영리한 금융전문가들이 만들어 내는 파생 상품의 잠재적 위험성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월가의 투자은행 '빅5' 가운데 이미 3개가 몰락했거나 매각된 상황에서 한동안 세계 경제를 주름잡았던 글로벌 투자은행의 시대가 종말을 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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