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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사건이 아니라 흐름으로 읽어야 합니다. 그런데 외국인들이 5조 원어치의 국고채를 만기가 돌아온 9월 10일 일시에 달러로 바꿔 한국을 떠날 경우 금융대란이 일어난다는 이른바 '9월 위기설' 보도는 언론이 경제를 사건으로 읽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이를 잘 지적했습니다. 그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제 위기가 다 지나갔다고 말하는 것은 조금 성급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0일 SBS 뉴스를 포함한 한국 언론은 일제히 우려했던 금융시장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고, '9월 위기설'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바로 다음 날 이 한은총재의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뉴스는 정부가 성급하게 낙관했다고 비판했지만, 성급하게 낙관한 것은 언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언론은 '9월 위기설'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9월만 잘 넘기면 경제가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식의 착각을 심었던 셈입니다. 반면에 전문가들은 국제 금융시장 사정과 국내 경기둔화가 맞물려 빚어지는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며, 올 겨울부터 최악의 상황이 올 위험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SBS 뉴스는 지난 9일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에 대한 불교계의 반응이 "미지근했다", "긍정과 부정이 엇갈려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뉴스는 이어 불교계가 대통령의 발언을 수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 요구에 대해서도 불교계의 강경한 입장에 약간의 변화를 보였다면서 "본인이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원학 스님의 말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SBS 뉴스의 전망과는 달리 지난 11일 대한불교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정부가 “불교가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분명히 느끼고 알아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사과하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10일 대구 동화사로 내려간 어 청장이 지관 스님과의 만남을 시도했지만 스님들의 반발로 결국 만나지 못했습니다. 이날 동화사에서 열린 범불교 대표자회의는 추석 전까지 정부의 입장을 기다려 본 뒤 어 청장 해임 등의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대구에서부터 범불교대회를 열기로 결정했습니다. SBS 뉴스가 불교계의 반응을 제대로 읽지 못했음을 말해줍니다.
대통령과의 대화가 일부 방송에 생중계 된 다음 날인 10일 SBS 뉴스는 대통령과의 대화에 대한 여야의 평가는 정반대로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여당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한 반면 야당은 "일방통행식 변명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는 것입니다. 여당의 평가는 뉴스가 아닙니다. 여야의 평가를 대비시켜 기계적인 균형을 잡으려는 접근은 오히려 뉴스의 균형을 깨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지난 10일부터 한국 언론은 일제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혈관계 질환으로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10일과 11일 SBS 뉴스에 따르면 수술을 받고 현재 빠르게 회복중인데 부축을 받으면 일어설 수 있을 정도이며, 언어구사에 지장이 없어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보이고, 통치행위도 가능한 상태라는 것이 한국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김 위원장의 병세입니다. 이런 사실은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한 내용을 한나라당 간사가 설명한 것입니다. SBS 뉴스는 김 위원장이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면 언어 중추가 있는 왼쪽 뇌가 아니라 오른쪽 뇌에 문제가 생겼으며, 오른쪽 뇌가 관장하는 왼쪽 팔다리가 마비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습니다. 뉴스는 김 위원장이 당뇨와 심장질환, 고혈압 등을 지병으로 갖고 있어 재발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흡사 주치의가 병상기록을 보면서 설명하고 있는 듯이 자세한 김 위원장의 병세 보도가 어떻게 가능한지 어리둥절할 지경입니다. 국정원의 국회보고 내용 중 어디까지가 사실이며, 어디서부터가 분석이나 추측인지, 그리고 여당 간사가 이를 얼마나 정확하게 정리하여 공개했는지가 분명치 않은 터에 언론은 확인된 사실처럼 보도했습니다.
해마다 추석이면 비슷한 뉴스들이 나오곤 합니다. 그래서 예년에는 보지 못했던 추석 소식은 신선한 느낌을 줍니다. SBS 뉴스의 추석보도가 그렇습니다. 지난 4일 뉴스에는 예년보다 일찍 다가 온 추석 대목에 맞춰 사과를 출하하기 위해 사과가 햇볕을 잘 받도록 나무 잎을 따주고, 과수원바닥에는 햇볕 반사용 은박지를 깔아놓은 장면이 나왔습니다. 8일 뉴스는 올해 경제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사회 분위기가 점점 인색해져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을 향한 관심도 눈에 띄게 줄고, 기부문화도 주춤한 것 같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습니다. 대형 할인매장에 빼앗긴 손님을 되찾기 위해 상품권도 발행하고 쇼핑 카트를 준비한 재래시장이 있다는 뉴스도 나왔습니다. 쇼핑 카트는 물론 바퀴 달린 장바구니도 마련해 손님들이 간편하게 장을 볼 수 있다는 소식입니다. 뉴스는 평소에 도움만 받아오던 새터민들이 독거노인들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는 소식도 전했습니다.
대통령의 사과가 불교계를 진정시키지는 못했습니다. 대통령의 말과는 달리 개신교 우위의 정책이나 공무원조직의 언행이 변하지 않고 있다고 불교계가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이 대통령은 "일부 공직자들이 종교편향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언행으로 인해 불교계가 마음이 상하게 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은 불교계의 반발이 오해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처럼 들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대통령의 어법에 대한 뉴스의 주목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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