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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동료 살리려…돌고래들의 '장례의식'

(UBC) 김익현

입력 : 2008.09.10 20:44|수정 : 2008.09.1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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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사람처럼 장례식을 치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돌고래떼의 집단행동이 동해에서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돌고래도 장례를 치른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카메라에 포착된 것은 세계 최초입니다.

UBC 김익현 기자입니다

<기자>

수많은 돌고래 떼 중에 이상한 행동을 하는 한 무리가 발견됩니다.

자세히 보니 한 마리가 하얀 배를 드러낸 채 뒤집혀 있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조사원 : 한 마리가 아픈 것 같아요.]

몸이 뒤집힌 돌고래는 숨을 거두기 직전.

동료들은 이 돌고래가 숨을 쉴 수 있도록 물 밖으로 밀어내고 있습니다.

죽어가는 동료를 살리려는 돌고래들의 애절한 몸짓은 촬영이 진행된 2시간 동안 계속됐습니다. 

[김장근/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장 : 좀 편안하게 숨을 거둘 수 있도록 오랫동안 이렇게 부축해주고 밀어주고 하는 이것을 전문용어로 이타적 집단 행동으로 이렇게 정의를 하고 있습니다.]

동료들의 눈물겨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픈 돌고래는 결국 숨을 거두고 맙니다.

마침내 사체가 물 속으로 가라앉으면서 돌고래들의 장례의식도 막을 내립니다.

하지만 일부는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계속 주변을 맴돕니다.

고래연구소는 숨을 거둔 돌고래가 외상이 전혀 없는 점으로 미뤄 수명 30년을 거의 다 채우고 자연사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참돌고래들의 장례의식이 촬영되기는 이번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고래생태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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