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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목사·스님들의 '화합' 축구대회 열려

입력 : 2008.09.08 16:54

"본연의 임무 다하며 유유히 나아갈 것"


불교계가 정부의 종교 편향에 대해 항의의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8일 오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불교와 원불교, 가톨릭, 개신교 성직자들이 모여 친선과 화합을 다지는 이색 축구대회가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격려금을 보내고,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 겸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임삼진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또 여러 방송사가 나와 경기 모습을 촬영하고 사진 기자들도 대거 몰려와 경기 모습을 담으며 취재열기가 뜨거웠다.

천주교 김희중 주교는 개회사에서 "요즘 불교계에 근심 거리가 많으나 우리는 친선과 화합을 위해 여기에 모였으니 마음껏 즐기자"면서 "정권이나 왕조, 나라가 바뀌어도 종교는 변함없이 이어갔다고 인정한 중국 공산당의 말처럼 우리도 본연의 임무를 다하며 유유히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축사를 통해 "축구장 안에서는 공을 다투며 겨루고, 축구장 밖에서는 서로 한바탕 웃기를 바란다"며 "친선과 화합이 사회 전체에 은은히 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소속 국제심판 4명이 경기를 진행한 가운데 전ㆍ후반 20분씩 열린 경기는 일반인들의 경기와 달리 파울이 거의 없었고, 잔디 구장인데도 태클은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과격한 몸싸움 역시 드물었다.

또 엔드라인을 넘어간 공을 점잖게 상대 골키퍼에게 건네주는 것도 일반 경기장에서는 보기힘든 이색적인 장면이었다.

인천 효성동 성당의 한관우 신부는 "스님들이 많이 연습한 것 같다"면서 "공기 맑고 물 좋은 곳에서 수행한 덕을 본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개신교 팀에 속한 어느 목사는 "불교 팀이 작년과 다른 모습이다"면서 "이런 자리가 자주 마련돼야 서로 이해하고 나아가 화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회 결과는 호흡을 척척 맞추며 팀 워크를 앞세운 불교 팀의 우승.

불교 팀은 예선에서 천주교 팀을 상대로 3-0 완승을 거둔 뒤 개신교 팀을 3-0으로 꺾고 올라온 원불교 팀을 1-0으로 누르고 2006년 우승 후 다시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이 대회는 2002년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뜻에서 처음 열렸다가 호응이 좋아 2005년부터 연례행사로 열리고 있다. 첫 대회 때는 원불교가, 이어 불교와 개신교가 각각 우승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