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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검찰' 공정위, 잇단 패소에 '체면 구겼다'

입력 : 2008.09.06 09:34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들의 독과점이나 불공정 행위 혐의에 대해 내린 시정조치가 최근 법원에서 잇따라 뒤집히면서 체면을 구기고 있다.

그동안 공정위가 기업의 경영 활동을 옥죈다고 불만을 제기했던 기업 입장에서는 반기고 있지만 공정위는 법원이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6일 공정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6부는 2006년 9월 공정위가 신세계와 월마트의 기업결합에 대해 독과점 우려가 있는 인천과 경기 부천 등 4개 지역의 4~5개 점포를 6개월 안에 매출액 상위 3사 이외의 업체에 매각하라고 명령한 것은 위법이라고 이달 초 판결했다.

공정위는 대형 할인점 시장에서 두 회사의 기업결합으로 이들 지역의 경쟁 사업자가 사라져 독과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지만 법원은 "기업결합으로 경쟁이 제한되지 않으며 매각 대상자에서 상위 3사를 제외하라는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하는 신세계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공정위는 이번 판결이 현재 진행 중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와 홈에버(옛 까르푸)의 기업결합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을 경계하면서 대법원 상고 여부를 검토 중이다.

공정위는 작년 8월 화장품 업체들이 등록을 하지 않고 다단계 판매영업을 한다는 이유로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이들 업체는 소송을 제기해 최근 승소했다.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다단계 영업을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는 공정위의 입장이 자신들의 판매조직은 2단계로 일반적인 다단계 영업과는 다르다는 이들 회사의 주장에 밀린 것이다.

공정위는 작년 11월 8개 손해보험사가 교통사고를 당한 운전자에게 렌터카 비용과 같은 간접 손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21억9천3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이들 손보사는 "보험금 미지급 문제는 공정거래법이 아닌 보험업법 적용 대상"이라며 소송을 냈다. 법원은 지난 7월 보험사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공정위에 과징금 부과를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지난 4월에 현대자동차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판매대리점에 판매목표를 할당했다며 공정위가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법원 판결을 존중하지만 소비자 보호를 위한 공정위의 법 적용을 법원이 너무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